정치 정치일반

김무성 이어 유승민도 불신 표출…'김형오 공관위' 잡음

뉴시스

입력 2020.02.19 19:24

수정 2020.02.19 19:24

유승민, 하태경 경선과 이혜훈 컷오프설에 문제 제기 새보수 출신 위기감 고조 "김형오 갈수록 이상해지네" 이언주 의원 부산 전략공천설에 공천 잡음도 일어 김무성 "옳다고 보기 힘든 공천 방침" 공개적 비판 김형오 "공정하고 엄정한 잣대 누구든 똑같이 적용"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에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공천 2차 발표를 위해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2020.02.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에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공천 2차 발표를 위해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2020.02.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의 유승민 의원이 '김형오 공관위' 체제를 불신한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총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재건 3원칙을 제시한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도 합당을 수용하는 대신 우선적으로 요구한 건 개혁공천 실천이었다.

통합신당이 출범하기 전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이 공천관리위원 증원을 반대한 이면에는 자유한국당에서 발족했음에도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상당한 신뢰가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통합정당 출범 이틀 만에 김 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확산될 공산이 더 커지게 됐다.
특히 유 의원은 지난 9일 '합당 수용 선언' 기자회견 이후 미래통합당 출범식과 첫 의원총회에도 연이어 참석하지 않고 줄곧 칩거를 이어가고 있어 통합정당의 참여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유 의원이 새보수당 안팎의 독촉에 밀려 한국당과의 신설 합당을 수용한 만큼 미래통합당은 개혁공천을 전제로 한 사실상 '조건부 합당'과 다름없어 공천 문제는 자칫 통합을 깰 수 있는 뇌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유 의원이 공천 심사와 방향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추정할 만한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됐다.

유 의원이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 지상욱, 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이라며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김형오 의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민원'을 공관위원 중 한 명인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에게도 전달하며 직접 우려를 표명헀다.

유 의원이 공천권을 요구하지 않고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하기로 한 자신의 선언을 뒤집을 만한 소지가 있는데도 직접 나서 측근들의 공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선 유 의원을 비롯한 그의 측근들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며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의원은 "죄송하다. 대표님께 채근하는 것 같다. 지금은 1분 차이로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보니 무도하게 구는 것 용서해달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유 의원도 이에 "괜찮다.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답했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이 당장 통합을 번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앞으로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불만이 누적되면 새누리당 시절처럼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정병국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당 의원들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정석'을 따로 배정한 것을 놓고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까지 난관을 짐작케 한다.

유 위원의 비판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유승민 의원과 직접 접촉해보지 않아 (문자 내용에 대해선)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0.02.0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0.02.09. kmx1105@newsis.com

그는 이혜훈 의원 '컷오프' 여부에 대해선 "이 후보는 어제부로 신설 통합된 미래통합당 당원이 됐다. 어떻게 여론조사를 하지도 않았는데 컷오프할 수 있겠나"라고 부인했다.

또 형평성 논란에 대해 "저를 비롯해 공관위원 누구 하나 사심을 갖고 임하는 사람이 없고 엄격한 기준에 입각해서 한다"며 "그러다보니 당사자들에게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그분들은 아마 심의하는 과정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공관위원 모두가 민주적이면서도 전심을 다해서 공정하게 심사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많이하고 있다"며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어떤 불이익도, 어떤 유리한 점도 개인적으로는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유 의원의 비판을 에둘러 반박했다.

통합 정당 출범 후에도 '김형오 공관위' 체제가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공천을 다른 잡음도 흘러나오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김형오 위원장이 이언주 의원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부산 중구·영도구)에 전략공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자, 전날 김 의원은 "이언주 의원에 대해 전략공천을 한다면 (경쟁) 상대 예비 후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옳다고 보기 힘든 공천 방침"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이 의원도 "공천 문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소관 사항이고 불출마하신 분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맞받으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김 위원장은 19일 이언주 의원 전략공천설에 대해 "우리들의 공정하고 엄정한 잣대는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며 "다만 정치라는 건 엄청난 상황판단과 현실성, 이상적인 면을 고려해야지 하나만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이상 엄정하게 하고 어떠한 바람은 타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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