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또하나의 빅매치 광진을…'고민정 vs 오세훈' 누가 웃을까

뉴시스

입력 2020.02.19 18:25

수정 2020.02.19 18:25

'대통령의 입' 고민정과 '보수 대권잠룡' 오세훈 대결 성사 '운명' 내건 고민정…민주당세·文대통령 지근 보좌 경쟁력 오세훈, 정치적 무게감 앞서…중도·개혁보수 확장성 강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입당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입당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간 '종로대첩'에 이어 19일 또 하나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보수진영의 대표적 대권 주자 중 하나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전을 치르게 된 서울 광진구을이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진구을에 고 전 대변인을 전략공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광진구을은 현역의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입각하면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오 전 시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 13일 통합당으로부터 광진구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각각 청와대 대변인과 서울시장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 쌓은 두 사람이 일전을 치르게 되면서 전직 총리 간 맞대결이자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종로구에 이어 서울에서 또 하나의 빅매치가 성사됐다는 평가다.

또 문재인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였던 고 전 대변인과 보수 진영의 차기 지도자급 거물인 오 전 시장이 대결 구도를 형성함에 따라 광진구을은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지역구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만일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고 전 대변인이 승리한다면 보수 잠룡을 꺾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반대로 서울시장 사퇴와 20대 총선 종로 낙선 이후 절치부심하던 오 전 시장이 승리를 거둔다면 다시 한번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 대변인과 민주당은 광진구을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세(勢)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막판까지 고 후보의 전략공천 지역으로 동작구을과 광진구을을 놓고 저울질했던 민주당이 광진구을을 선택한 것도 당선 가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인 추 장관은 이곳에서 15~16대와 18~20대 총선까지 다섯 번 승리를 거뒀다. 추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낙선했던 17대 총선에서도 당시 열린우리당 간판을 달고 나온 김형주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40%대의 지지율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누구보다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고 전 대변인의 선거 무기라는 평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세훈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2.1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세훈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2.12.kkssmm99@newsis.com
고 전 대변인 본인도 "광진을 출마는 운명"이라며 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이날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운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선캠프 시절 처음으로 유세차에 올라 연설이라는 걸 해본 것도 어린이대공원이 있는 광진, 내가 자란 곳도 광진"이라며 "많은 '우연'들이 내 고향 광진으로 향해가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특히 상대 후보는 정치적 경험도, 삶의 경험도 많으신 분이라 더욱 그렇다"며 "하지만 세상에 쉬운 싸움이 어디 있겠는가. 부딪혀 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반면 오 전 시장은 일찌감치 광진을에서 표밭을 다져왔다는 게 강점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전통시장 등을 돌며 바닥 민심을 훑어왔다. 그 결과 보수 정당의 '험지'로 통하는 광진을에서 당원 수를 크게 늘렸다는 후문이다.

16대 국회의원과 민선 최연소 시장으로 두 차례 서울시장을 지내 보수 진영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치적 무게감도 고 전 대변인을 앞선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 "탄핵을 인정하자"는 말로 화제가 됐던 오 전 시장은 중도·개혁보수로의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 또한 갖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고 전 대변인의 광진을 전략공천과 관련해 '치열하게 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며 "여야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어떻게 광진을 더 발전시킬 것인지, 어떻게 국민이 바라는 정치로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선의의, 그러나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한몸이었던 이웃 성동의 인구는 최근 5년간 늘고 있으나 광진은 줄고 있고 상권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가 여야의 정책 경쟁을 통한 해법 모색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지금까지 골목과 시장을 누비며 구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뛰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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