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천 칼바람에 탄력붙는 불출마…TK 대폭 물갈이 '폭풍전야'

뉴시스

입력 2020.02.19 16:20

수정 2020.02.19 16:20

통합당, 공천 면접 하루 늦춰 20일 대구경북 집중 심사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불출마 총 20명…TK는 3명 불과 "TK 의원만 희생하나" "영남 의원만 험지 요구는 안 돼"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의 4·15총선 공천 면접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19일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인적 쇄신은 더 탄력을 받게 됐지만, 상대적으로 TK(대구·경북)지역은 쇄신 바람이 여전히 미풍에 머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김형오 공관위'는 대대적 물갈이가 예고된 대구지역 공천신청 심사를 20일로 하루 갑작스레 늦추면서 '낙천 거사'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과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모두 20명으로 김무성 의원과 한선교 의원, 김세연 의원 등 중진은 물론 초·재선, 비례의원까지 선수에 관계없이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의 예비후보 면접 심사가 시작된 후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총선 불출마는 본격화됐다.
최근 나흘 간 선거 출마의 뜻을 접은 지역구 의원들만 6명에 달한다. 친박 핵심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의원(5선), 비박계 출신 원내대표인 김성태 의원(3선), PK 4선 중진 유기준 의원, 보수 지지세가 강한 강남3구의 박인숙 의원(재선) 등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야권에서는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가 잇따르자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예상보다 많아 물갈이에 진통을 겪고 있는 여당에 비해 총선 흥행은 상대적으로 덜 걱정해도 되지 않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실제 20대 총선 당시 불출마 선언은 강창희(6선), 정의화(5선), 이한구 전 의원(4선), 이완구 전 의원(3선), 김태호(재선) 의원 등 9명에 불과했다. 공천 칼바람이 최고조에 이르지 않은 지금 시점과 비교해도 두배 정도는 차이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구지역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회동에는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김상훈, 강효상 의원 등이 참석했다. 2020.02.0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구지역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회동에는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김상훈, 강효상 의원 등이 참석했다. 2020.02.04.photo@newsis.com
이같은 예상치 못한 변화는 탄핵 정국 이후 위축된 보수 진영에서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김형오 공관위'에도 결과적으로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의 외압을 차단하기 위해 "국민공천배심원단을 없애달라"고 한 요구를 황교안 당대표가 수용한 측면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황 대표의 종로 험지 출마 선언과 안상수 의원(3선)이 현 지역구(인천 중구·동구·강화군·웅진군)를 떠나 인천의 '험지'인 계양갑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김형오 공천위원장이 인적 쇄신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범중도보수 세력을 규합한 '통합' 다음 단계로 '혁신'이 공천에서 얼마만큼 실현될지 관건이다.

과거처럼 깃발만 꽂으면 당선 확률이 높아 인적쇄신의 무풍지대나 다름없던 영남권에서도 이번에는 공천 칼바람을 비껴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TK 쇄신이 개혁공천의 척도로 여겨지는 만큼 이 지역 물갈이 폭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간 온도 차는 상당하다.

PK 지역은 19일 기준 10명의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반면 TK 지역은 3명에 불과하다.

부산지역 국회의원 의석 18석 중 12석을 보유한 통합당은 이 지역 현역의 절반 이상인 7명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6선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4선 유기준·김정훈 의원, 3선 김세연·김영우·이진복 의원, 재선 김도읍 의원, 초선 윤상직 의원 등 초·재선과 중진이 골고루 분포돼 인적 쇄신이 수월해졌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왼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공천관리위의원들과 함께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20.02.1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왼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공천관리위의원들과 함께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20.02.18. photothink@newsis.com
경남지역은 국회의원 총 16석 중 11명을 보유한 통합당에서 총선 불출마는 여상규(3선) 의원, 울산 지역에선 통합당이 총 6석 중 3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5선 정갑윤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성찬 의원(재선)까지 더하면 PK 지역 총선 불출마는 11명이 된다.

이에 비해 TK는 상대적으로 PK에 비해 불출마 선언이 저조한 편이다.

지난달에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의 초선 정종섭 의원과 합당으로 인해 당적이 미래통합당으로 변경된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면 한동안 잠잠했다. 장석춘 의원이 지난 18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경북지역 총 13석 국회의원 중 11명을 보유한 통합당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은 장 의원 단 한 명뿐이다. 특히 보수의 심장이라고 비유되는 대구에선 정 의원과 유 의원을 제외하면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형오 위원장이 직접 전화를 돌려대며 총선 불출마를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TK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칫 역풍만 부를 가능성도 없진 않다. TK 4선 주호영 의원은 공천 칼바람을 빗대어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 있는지 만져본다"고 불멘소리를 낼 정도다.

TK지역의 한 의원 측은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심사를 해야지, 단지 TK 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총선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험지로 나가서 싸우라고 요구하는 건 납득할 수 없지 않겠냐"며 "앞으로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국회의장을 맡으려면 당에는 초·재선 의원 뿐만 아니라 중진도 필요한데 TK 의원들만 희생하라는 건 너무 지나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PK지역 불출마를 선언한 이진복 의원은 영남권 의원에 대한 험지 출마론과 관련, "저는 험지 출마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전략지역(험지)이라고 얘기했는데 그동안 2~3차례 떨어졌던 곳 중 상대적으로 당 지지율이 높은 곳에 누구든 능력있는 사람이 가서 전쟁을 치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본인이 원치 않으면 가선 안 되는 것이다.
당이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그런 일들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