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탄핵 면한 트럼프,전 주지사·금융사기범 등 11명 '사면잔치'

뉴시스

입력 2020.02.19 08:02

수정 2020.02.19 08:45

뇌물비리, 탈세, 스포츠 스캔들 등 다양한 죄목의 관리나 지인들 "나와 비슷한 정치공세와 '탄압'받았다"며 줄줄이 사면명단에 공화당 반대불구 대통령권한 특별사면 의지
[메릴랜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 연방 상원의원 지명권의 매관매직 혐의로 수감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주 전 주지사(민주당)를 특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블라고예비치는 2010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NBC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며 연을 맺었다. 2020.2.19.
[메릴랜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 연방 상원의원 지명권의 매관매직 혐의로 수감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주 전 주지사(민주당)를 특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블라고예비치는 2010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NBC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며 연을 맺었다.
2020.2.19.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 상원의원 지명권의 매관매직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주 전 주지사(민주당)를 특별 사면하겠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어서 무려 11명에 대한 '사면 잔치'를 벌일 것으로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면 대상자 가운데에는 전 뉴욕경찰위원회 버니 케릭위원, 1990년대 미 금융법을 위반해 2년간 복역한 '정크본드 킹' 마이클 밀켄, 미국 역사상 최고의 NFL 샌프란시스코 프로축구팀의 구단주이면서 사기도박 스캔들에 휘말렸던 에드워드 디바톨로 주니어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그 명단은 상당히 길다.

트럼프 대통령이 11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특별 사면 잔치를 베푸는 것은 그 동안 계속해왔던 사법개입의 가장 최신판이자 정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동안 그는 탄핵정국 와중에도 전직 보좌관들의 사건에 개입해서 언론과 여론의 비난의 포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사면 파티를 벌이고 있다.

18일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지사에 대한 특별사면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대통령은 그를 기소한 검찰팀의 수사 과정 등이 자신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블라고예비치는 민주당원이지만 트럼프가 TV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진행자였을 때 출연자로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트럼프는 아예"그를 기소한 검찰도 내 사건과 같은 사람들이다. 코미, 피츠패트릭.. 다 같은 그룹이다"라며 패트릭 피체럴드 전 법무장과 트럼프에 의해 2017년 해고당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국장을 언급했다.

이번 사면잔치는 탄핵 국면을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이 대담하게 자신의 대통령직의 사법적 영향력의 한계까지 권한을 밀어붙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의 중진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뉴저지주)은 구속을 벗어난 트럼프가 마음껏 자유롭게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 " 뉘우침이 전혀 없는 뻔뻔한 위증범들, 인종차별범, 부패한 뇌물비리범 같은 악당들을 보호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블라고예비치는 버락 오바마 시대 상원의석의 지명권을 두고 뇌물을 받은 정치비리 혐의와 아동 병원 한 곳을 폐쇄한 혐의로 14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가 저지른 짓에 비해 형량이 지나치다며 "웃기는 판결"이라면서 그의 사면을 발표했다.

세금 사기와 위증혐의로 이제 복역 겨우 3년차를 넘기고 있는 케릭에 대해서는 "9.11 테러 당시 뉴욕경찰의 영웅적인 대응에 앞장선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사면자에 포함시켰고, 밀켄에 대해서는 "여성과 소수자에게도 자본시장을 개방해서 금융의 민주화를 이뤘다"고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는 또 20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자신의 오랜 절친이자 비선이었던 로저 스톤과 전 대선본부장 폴 매나포트,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플린에 대해선 사면을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들도 누군가가 나서서 보호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스톤에 대해서는 "(20일에)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가 불공평하게 취급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파스크렐 의원은 "이런 수치스럽고 뻔뻔한 범죄자들에 대한 사면 자체가 무법자 대통령의 또 하나의 국가적 스캔들로 취급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블라고예비치와 밀켄에 대한 사면을 두고 트럼프가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탄핵을 면한 그 순간부터 이를 예상했다면서 "지금같은 걷잡을 수 없는 만행이 더욱 가속화되거나 예전보다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