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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경제 강타…"韓, 중간재 생산 역량 강화 필요"

뉴시스

입력 2020.02.19 06:00

수정 2020.02.19 06:00

KIEP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진출 한국기업 수출 부정적 홍콩, 물류·허브 기능 악화 우려…물류비용 증가 가능성↑ 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 3번째로 높아…미국 1위·일본 3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2020.02.18.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2020.02.18.lmy@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거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도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돼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다변화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유연성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중간재 생산·수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9일 펴낸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리스크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2.8→2.5%), 옥스퍼드 이코노믹스(2.5→2.3%), 모건스탠리(3.2→2.9%) 등 일부 기관들은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중국의 커진 영향력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발생 2개월 만에 사스의 확진자 수(8096명)와 사망자 수(774명)를 모두 넘어섰다. 17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1318명이며 사망자는 1775명에 달했다. 중국이 세계경제와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5.8%, 10.6%로 사스 때(4.3%·4.6%)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제3국의 경제 악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광업, 음식·숙박업, 항공·운수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아세안 자체의 내수 시장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또 아세안이 한국의 2대 수출대상지, 3대 투자지 등을 고려할 때 아세안 경제의 위축이나 불안은 한국의 대아세안 경제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KIEP는 보고 있다.

아세안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생산 및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 역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KIEP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전자·전기 기업은 전체 부품·원자재의 25.9%, 자동차·기계기업은 20.0%, 섬유·의류 기업은 19.8%, 인도네시아 진출한 섬유·의류기업은 25.4%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교역 창구인 홍콩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불안정과 경제 위축이 심화되면서 물류·교통 허브의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콩은 우리나라 4위 수출지역(460만 달러)이며,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에서 중국 재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2.6%(2018년 기준)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조치로 홍콩과 중국 간 항공·철도 등 교통편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홍콩을 경유한 우리나라와 대중국의 수출 지체 및 물류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시 일본 소매업 및 관광업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중국 내 공장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일본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에 진출한 우리 기업 또한 매출 감소 등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대만과 인도,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코로나19 관련 물품을 북한에 보내 남북관계를 개선할 시도가 필요하다고 KIEP는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관광 위축으로 인한 한국 내 관광 수입 감소가 한국경제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관광 위축으로 인한 한국 내 관광 수입 감소가 한국경제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국산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한국, 일본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의 국가별 중간재 수출액 및 비중'(2017)에 따르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공급되는 중간재 규모는 751억8750만 달러(6.5%)로 주요국 가운데 2번째로 많았다. 1위는 미국으로 1247만5600만 달러(10.7%)였다. 이어 일본(5.5%), 독일(3.3%), 대만(2.7%), 베트남(2.6%), 인도(2.1%) 등 국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산업별로 보면 중국의 전자 부품과 화학 중간재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5%, 7.5%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기계(4.5%), 자동차·운송(6.2%) 등에서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를 차지했다.

중국의 1차 금속 중간재 수출 비중은 우리나라가 10.9%로 가장 높았다.
미국(9.2%), 일본(8.0%) 등이 뒤따랐다. 섬유·의복에서 우리나라(3.2%)는 인도네시아(4.0%), 호주(4.0%), 러시아(3.7%)에 이어 4번째였다.


KIEP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각국의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현지 진출 기업과 수입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사업지속계획를 수립하고 중소기업의 중간재 생산과 수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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