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청소년 동아리 활동이 중요한 이유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7 18:02

수정 2020.02.17 18:02

[특별기고] 청소년 동아리 활동이 중요한 이유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와 얼라이언스(Alliance).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기업사회공헌을 말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개념들이다. 단어는 달라도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주체가 협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연쇄적이다. 더 이상 똑똑한 개인, 심지어 많은 자원과 의지를 가진 기업일지라도 혼자서는 사회문제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기 어렵다.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모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 공통된 의제를 찾는 능력,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고 연계하는 능력, 실행력 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 즉 창의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그렇다면 '협력을 통해 더 큰 임팩트를 창출하는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지름길은 없다. 어릴 때부터 관련된 체험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 방법 중 하나로 필자는 청소년의 동아리 활동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은 교육과정 중 '창의적 체험활동'에 속한다. 크게 정규수업 시간에 활동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인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정규수업 외 활동하는 자율동아리 등으로 나뉜다. 학교 외 청소년교육시설, 예를 들어 청소년수련관, 지역아동센터 등에서도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이유는 학생마다 다를 것이다. 대학 입학이나 우정을 위해서, 실제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또는 학업 스트레스 해소 역할도 하리라고 본다. 모두 좋다. 다만 청소년의 시간과 에너지가 적잖이 들어가는 일이고, 공통체 차원으로도 '협력 기반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기 좋은 방법이 동아리라면 그에 맞는 접근과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제일 먼저 학기 또는 연 단위로 자신의 동아리가 해결할 문제 및 완성할 결과물이 무엇인지 구성원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을 권한다. 정확한 목표는 활동의 지속성과 성취감, 성장에 큰 동력이 된다. 공통의 목표가 정해졌다면 일정을 포함한 실행계획을 세운다. 이어서 필요한 자원과 협조를 구할 대상도 논의한다. 이견이 있고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크고 작은 허들을 넘을 때마다 대나무 마디처럼 퀀텀 리프할 수 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잘하고 있다. 더 중요한 건 필자를 포함한 어른들의 자세다. 청소년기 동아리 활동이 아이들의 창의력, 자기주도성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하면서도 혹시 학업을 방해하진 않을지, 대학 입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종합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동아리 등을 통한 협력과 창작의 경험은 미래 어떤 분야에서든 필요하다. 또 아이들이 자신을 누군가에게 어필해야 할 때 유용한 스토리 자산이 될 것이다. 또 하나, 청소년 동아리에서 자율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자율과 방치를 혼돈해선 안 된다. 적당한 자원지원과 코칭을 고려해야 한다. 자원이 활동비 등 경제적인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시각이나 인사이트를 줄 특강이 될 수도 있다.
학교마다, 동아리마다 주어진 자원과 환경은 천차만별이다. 효율적으로 그 갭을 메워주는 데 기업 사회공헌 등 민간도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이언맨도 어벤져스팀을 꾸려 세상을 구하는 시대다. 함께 생각하고 무언가 이뤄내는 경험을 연습할 수 있는 동아리에 주목하라.

이용권 CJ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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