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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꿈틀'… "급매물 따른 일시 현상"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7 18:02

수정 2020.02.17 18:02

지난주 잠실 주공5단지 거래 늘어
떨어지던 호가 76㎡ 19억대 유지
개포1·반포 래미안 가격 상승
은마아파트 등 구축 거래 잠잠
회복세로 판단하긴 일러
최근 정부 규제로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급매물이 속속 나오면서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가격하락을 멈추고 회복세로 돌아서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구축 아파트는 거래가 없는 상황이고,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재건축 단지 역시 조용한 상황이라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17일 잠실의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매물이 10여개가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이 지난달 4일 18억8560만원에 실거래됐다. 대책 전인 지난해 12월 12일 실거래가 21억1560만원보다 2억3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일부 단지 위주로 거래 살아나

이처럼 실거래가 떨어지자 최근 열흘 사이 잠실 5단지 전용 76㎡의 급매물이 18억5000만~19억원대로 쏟아지면서 갑작스레 거래가 늘어났다.
거래가 늘어나자 떨어지던 호가가 멈추면서 19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용 82㎡ 역시 지난해 12월 14일 24억3400만원에 거래됐지만, 정부 발표 이후 가격이 하락하면서 19억원대 매물도 나왔다. 하지만 거래가 늘어나면서 최근엔 22억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소는 "초강력 규제가 나온 지 2달도 안 돼 급매물이 나오자 갑자기 거래가 늘어나서 현재는 매물이 없다"면서 "시장이 갑자기 회복세로 돌아섰다기보다는 급매물 효과로 조정폭이 15% 정도 꽤 컸기에 일시적인 거래 상승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개포주공1단지 역시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호가가 2억원 정도 올랐다. 지난해 11월 전용 58㎡의 경우 저층인 3층이 28억6500만원에 거래됐다가 최근에는 호가가 2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26억원대로 유지하고 있다. 상가와의 분쟁이 심해지면서 분상제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호가가 일부 올랐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개포1의 경우는 대출 감정평가가 15억원 이하로 나와 4억7000만~4억8000만원 정도는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33평을 받는 매물이 18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제일 싼 매물이 19억7000만원 정도다"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반포의 구축 아파트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2009년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98㎡(72평)은 지난 10일 4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44억5000만원을 기록한 뒤 40억원으로 떨어지다 이날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포자이 역시 중대형 132㎡가 35억원을 기록하며 신고가 경신했다.

이처럼 반포 중대형 매물의 가격이 오른 것은 전용 59·84㎡의 수요층과 달리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많고, 중소형의 경우 가격하락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시장 관망세 짙어

업계에서는 일부 단지에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고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지만 강남 전체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잠실 주공5단지의 거래가 강남 시장의 바로미터긴 하지만 여전히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없고, 일부 구축 역시 소강상태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잠실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은 거래도 없고 문의도 없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28건, 31건의 매매 거래가 있었으나 12월에는 6건, 올 1월에는 1건에 그쳤다. 매매가도 76.79㎡가 20억원, 84.43㎡는 23억원을 웃돌았지만 현재 호가는 1억~2억원 떨어졌다.
전용 77㎡가 저층의 경우 19억3000만원, 19억2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잠실 진주아파트, 대치 우성아파트 등도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춘란 오비스트 본부장은 "거래가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강남 시장 전체가 살아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여전히 20억원대 이상 현금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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