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라임사태에 증권사 손실 불가피…신한금투·대신證 주시"(종합)

뉴스1

입력 2020.02.17 16:25

수정 2020.02.17 16:25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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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2020.2.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2020.2.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전민 기자 =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향으로 증권사의 직·간접적인 손실이 불가피해 증권업종 등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왔다. 특히 라임운용 판매사 중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신용평가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동시에 이번 사태를 금융 업종에 대한 악재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구조 재편을 통해 선진 금융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는 사모사채·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비중이 50%를 넘어서면 개방형 펀드 설정을 금지하고 투자자 정보 제공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사모펀드 시장 위축을 피하면서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헤지펀드 영역에도 규제 이슈가 등장했다"면서 "모험자본 공급역할에 대한 정부 인식에는 변화가 없으나, 규제 기조 강화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새로운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50%의 펀드손실률과 60~70%의 배상률 가정 시 상위 판매사의 경우 1000억원 수준의 손실인식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형 금융지주별 세전 이익 대비 영향은 1~5%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상위 판매사 중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있다.

일부 증권사의 신용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평은 "감독당국과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펀드 판매사로서의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경우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확대를 추진하는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평판이 저하되면 현재 증권사가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더라도, 중기적으로 사업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은행이 창출 가능한 연간 이익규모와 자본규모를 고려하면 라임과 관련된 우발손실이 은행 신용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나이스신평은 특히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 중 신한금투와 대신증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연간 창출이익규모 대비 라임운용 환매 중단 펀드 관련 익스포져가 큰 대신증권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해 그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며, 검찰고발 등으로 평판저하 가능성이 큰 신한금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로 향후 사모펀드 전반의 판매수익 감소와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기회 제한,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제약, 기업금융 여건 악화 가능성 등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실제로 증권 업종은 거래대금 증가, 투자은행 실적 등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됨에도 라임운용 사태 등으로 인해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종가 기준 NH투자증권 주가는 연초(1월2일)와 비교해 이날 -12% 떨어졌다. 키움증권 -7.84%, 삼성증권 -6.86%, 미래에셋대우 -6.44%,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2.82% 등도 하락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증권업종은 라임 관련된 보도들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약세를 시현했다"며 "불완전판매, 불법행위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반등 대비 약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주에도 언론을 통해 라임 관련 불확실성은 확대될 여지가 존재하며, 증권 업종의 의미있는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1분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라임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축소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를 금융 업종에 대한 악재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확인함으로써 구조 재편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은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사모펀드 부실화 문제로 유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산업이 구조재편을 통해 안정성, 수익성 등에서 압도적인 세계 최고의 금융산업으로 거듭난 바 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금융위가 이번에 내놓은 핀셋형 제도 개선책이 아니라 근원적인 대책을 다시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은행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는 금융위의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되는 3월 이후로 미룰 것을 권고했다.
그는 "핀셋 대책만으로는 라임 사태가 금융시장, 나아가 금융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결국 금융당국은 구조적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며, 금융산업 구조 개편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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