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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고속성장 최소 20년 갈 것… 한국, 중부 개발 주목하길"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6 17:54

수정 2020.02.16 17:54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에게 듣는다
韓, 신남방정책 실효 거두려면
메콩강 델타 개발 주도권 잡아야
박항서 감독 덕에 한국 열풍 생겨
식품·금융·캐릭터 산업뿐 아니라
한국영화도 배급의 70% 차지
베트남 자원 풍부하고 젊은 나라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가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10월 대사로 부임한 후 현재까지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 박 대사는 임기 중에 한·베트남 관계를 현재의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에서 포괄적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가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10월 대사로 부임한 후 현재까지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 박 대사는 임기 중에 한·베트남 관계를 현재의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에서 포괄적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하노이=홍창기 기자】 "베트남 경제의 고속 성장은 적어도 20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머이'(개혁개방) 정책 이후 지난 30여년간 성과와 합치면 베트남은 50여년의 경제 황금기를 누리는 셈이다.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면 베트남은 한국의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또 다시 양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다.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인 현재 관계도 포괄적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될 것이다." 한국이 베트남 시장내 위상을 더 공고히 하려면 베트남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후에와 다낭, 꽝남성 등 중부지역 개발에 효과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 생산의 최대 대체지로 부상한 베트남을 겨냥해 각국 기업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한국도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적 협력 모델을 내놔야 한다는 뜻이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이와 관련,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최근 중국과 일본도 베트남에 상당히 큰 관심을 보이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사는 베트남 중부지역과 메콩강 델타 개발에 대한 주도권을 잡으면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베트남 중부 3개 도시 개발을 위한 스마트시티 조성방안을 마련하고 메콩강 델타 개발의 경우 수자원과 생물보호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을 관계부처와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이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핵심국가인 만큼 타국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사는 "베트남에서 성공적인 개발 모델을 만들어 이 모델을 다른 아세안 국가인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 상호 방문객수가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양국은 돈독한 이웃이 됐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박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에 대한 열풍이 생겼고 이것이 한국 농수산식품 및 금융업, 캐릭터 산업까지 긍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베트남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는 티켓 발매와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영화(K무브)도 베트남 영화배급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주베트남 한국대사로 부임한 후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졌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한·베트남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후 정상회담 안건 후속조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면서 실제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교 27년 만에 독립적인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새 청사 개관식도 마쳤다. 개관식에 베트남 총리실 장관 등이 참석하는 등 장관급만 3명이 왔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베트남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겁다.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적 시각으로 볼 때 베트남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가.

▲베트남은 동북아와 동남아 지역의 연결고리다. 베트남에서 4시간 비행거리(반경 3500㎞)에 31억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1.5배나 되고 농축수산물 생산도 풍부하다. 한국에는 없는 원유와 천연가스도 나온다. 주석, 아연, 금, 크롬 등 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중국에 이은 세계 생산기지로서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베트남 총인구 9600만명 중 6500만명이 생산가능인구(15~64세)이고 평균연령이 31세로 매우 젊다는 점도 이 나라를 놓칠 수 없는 이유다.

―한국이 베트남에서 경쟁국을 따돌릴 수 있는 모델이 있다고 보는가.

▲한국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산업모델을 베트남 정부가 원하고 있는 베트남 중부지방 개발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후에와 다낭, 꽝남성 등 3개 도시를 연결해 개발하는 스마트시티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 스마트시티 개발 작업과 관련해 베트남 정부가 부지를 정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도 끼어들었다. 우리는 스마트시티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부산 에코델타시티 개발 경험이 있다. 또 메콩 델타 개발을 할 수 있는 역량도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산업과 IT분야, 인프라 구축 등의 충분한 경험이 있다. 베트남은 방산협력에도 관심이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화시키려고 한다.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4위 무역상대국인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예상하나.

▲베트남은 지난 2018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08%였는데 지난해에도 또다시 7%대(7.02%) 성장률을 달성했다. 인구 1억명에 가까운 베트남 경제가 7%대 성장을 연속 기록한 것이다. 올해도 베트남 정부는 GDP가 7%에 가까운 6.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곳의 많은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향후 20년 동안 현재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트남 전문가다. 대학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베트남국립사범대 역사학 석사, 베트남외교대학원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베트남 전문가답게 농담도 베트남어로 할 정도 베트남어가 아주 능숙하다. 때문에 베트남 현지 외교가에서 인기가 많다. 외교부 경제안보과장과 주OECD 참사관 등을 거쳐 주베트남 공사, 주호찌민 총영사를 역임했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외교관 느낌이 없는 따뜻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 꼽힌다. 인간적이면서도 배려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추진력이 돋보인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트남 전문가다. 대학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베트남국립사범대 역사학 석사, 베트남외교대학원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베트남 전문가답게 농담도 베트남어로 할 정도 베트남어가 아주 능숙하다. 때문에 베트남 현지 외교가에서 인기가 많다. 외교부 경제안보과장과 주OECD 참사관 등을 거쳐 주베트남 공사, 주호찌민 총영사를 역임했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외교관 느낌이 없는 따뜻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 꼽힌다. 인간적이면서도 배려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추진력이 돋보인다. 아이디어도 많아 직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약력 △한국외대 베트남어학과 △외무고시 24회 △주베트남 2등서기관 △주중국 1등서기관 △외교부 경제안보과장 △OECD 참사관 △주베트남 공사 △주호찌민 총영사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 △주베트남 한국대사(현)


―베트남의 성장동력을 이끄는 매력적인 요인을 꼽는다면.

▲가장 와닿는 것을 꼽자면 교육이다. 베트남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한국 학부모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베트남의 교육분야 소비금액이 GDP의 5.8%에 이른다고 한다. 때문에 15세 이상 인구 중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인구가 96%에 이른다. OECD가 실시하는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읽기, 수학, 과학)을 보면 베트남 학생들이 동남아 국가 중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우수하다. 한국 학생들과 점수차도 크지 않다. 베트남의 15세 미만 인구가 2300만명이니 베트남 교육시장 규모도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인들의 우수한 손재주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베트남 의사결정 방식은 탄력적인가.

▲베트남은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공산당이 이끌어가는 나라이지만 의사결정 시스템이 다르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집단적 의사결정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길고 지루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번 결정된 것은 일관되고 신속하게 집행한다. 모든 관련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정이기 때문에 집행도가 높다. 위기시에는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진다. 이번 코로나19 관련 베트남 정부의 대응모습을 보면 매우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베트남의 최대 정치행사는 공산당 당대회다. 13차 당대회는 언제 열리나.

▲내년 초에 베트남 공산당 제13차 당대회가 열린다. 여기서 향후 베트남의 최소 10년간 정책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베트남은 정부의 정책주도력이 매우 큰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베트남은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안정적인 정권 유지하에 개혁의 모멘텀을 견고하게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또한 베트남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올해 베트남은 호찌민 주석 탄생 130주년, 베트남 독립 75주년을 맞는다.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아세안 의장국과 더불어 유엔 비상임이사국의 역할도 해야 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을 위한 또 다른 복안이 있나.

▲한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왕래가 더 쉬워져야 한다. 이를 위해 양국의 비자 간소화가 필요하다. 양국의 친밀도가 높아진 만큼 양국 국민들이 서로 편리하게 양국을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
간소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것도 임기 중에 성과를 내고 싶다.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 우리 공관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겠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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