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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대美 직접 로비로 치즈 등 일부 품목 25% 관세 면하게 돼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6 12:49

수정 2020.02.16 13:18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로비 활동으로 일부 제품의 관세를 피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미국이 EU 수입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에서 일부 제품이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25% 관세를 피하게 된 제품 중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수출 제품인 파르마산 치즈이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관세 10%, 특정 유럽산 치즈와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프랑스산 와인, 스페인산 올리브 등 소비제품에 25%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EU에서 수입하는 항공기의 관세를 다음달 18일부터 10%에서 15%로 다시 인상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영국산 항공기들의 수입 가격이 오르게 됐다. 지난 가을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유럽산 제품 75억달러 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이반 스칼파로토 이탈리아 외무차관은 이탈리아가 유럽의 항공제작 콘소시엄인 에어버스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난달 미국 관리들을 만나 설득했다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는 에어버스 콘소시엄의 일부도 아니다”며 이탈리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의 기업과 식당, 가정에까지 비용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스칼파로토 차관이 지난 1월 백악관과 국무부,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과 상하양원 의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로비 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EU와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특히 지난 10~12년동안 장벽 등으로 인해 더욱 나빠지는 등 대중국 무역보다도 상황이 더 안좋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11일 미국 주지사 회의에서 지난달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을 서명함에 따라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에 유럽과도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협상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 처럼 '미니 딜'을 하면서 서로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또 유럽에서도 11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소규모 무역협정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대 EU 무역적자 1780억달러를 기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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