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형증권사, 메자닌 6000억 사들인다 …'라임사태 후유증 차단'

뉴스1

입력 2020.02.16 12:00

수정 2020.02.16 12:00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미래에셋대우 등 6개 대형 증권사가 메자닌(Mezzanine) 시장에 최대 6000억원을 투입해 '라임 사태' 후유증 차단에 나선다. 라임 사태 이후 메자닌의 주된 수요처인 사모펀드 업계의 위축으로 메자닌 시장이 냉각될 조짐을 보이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돕겠다는 취지다.

메자닌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말한다. 채권이어서 부도가 나지 않는다면 원금보장이 가능하고 주가 상승장에선 주식으로 전환해 이득을 낼 수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소형 기업에는 좋은 자금조달 수단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 6개 대형 증권사 사장들이 최근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의했다.


이들 증권사는 건전한 기업에 대한 메자닌 투자 예산을 신설·확대해 유동성 공급을 돕기로 했다. 증권사별로 최대 1000억원씩 총 6000억원 규모의 투자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규·차환 메자닌 물량을 심사를 거쳐 시장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익스포져 축소정책과 중소기업 등 기업금융 투자 활성화 정책에 일조한다는 취지로 자율 결의가 이뤄졌다"면서 "이번 결정이 건전한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자본시장 신뢰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자닌 시장은 국내 사모펀드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메자닌의 주된 수요처가 사모펀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자닌을 주로 담은 라임운용의 모펀드 '테티스 2'가 환매 중단되면서 사모펀드는 물론 메자닌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메자닌 발행액은 총 2조6680억원으로 상반기(2조9580억원)보다 9.8%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지난 2017년 상반기 이후 2년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들 대형 증권사 6곳은 모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사모펀드 등에 대한 신용공여, 펀드재산 보관·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업무와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확대를 위한 건전성 규제 완화 등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가 더 늘어나면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더욱 신속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 3개사(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는 현재까지 발행어음으로 총 12조9000억원을 조달해 이 중 57.9%(7조4700억원)을 기업금융자산에 투자했다.
이들 6개 증권사는 이외에도 자기자본 투자로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에 지난해 기준 총 5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