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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천 면접…황운하 "검찰 부당함 아는 사람이 선거 뛰어야"(종합2보)

뉴스1

입력 2020.02.11 21:43

수정 2020.02.11 21:43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 News1 주기철 기자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 News1 주기철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김명섭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는 전순옥 전 의원이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 뉴스1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는 전순옥 전 의원이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1일 4·15 총선 지역구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에 대한 사흘 차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면접 대상에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대전 중구), '제명 청원서'가 접수된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일부 대상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과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가 맞붙어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 12곳, 충북 6곳, 충남 5곳, 경북 3곳, 대구 3곳, 대전 12곳 등 41개 지역구에서 복수로 경합 중인 공천 신청자 90명에 대한 면접에 들어갔다.


이날 면접에서는 앞선 2일간의 면접과 마찬가지로 후보들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질문들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운하 전 청장은 이날 면접 직후 검찰의 기소 관련 질문을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검찰의 공소장은 허위 사실, 날조된 사실로 채워져 있었다"며 "만약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서 검찰의 수사결과를 다른 기소기관이 스크린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 기소가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검찰의 기소를 비판했다.

그는 "공소장은 공소장이 아니라 허위 공문서였다"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만 한다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도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하지만 국가 공권력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한 검찰에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에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의 부당한 수사와 기소는 이번 선거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검찰 수사가 어떻게 부당했고, 공소장이 어떻게 허위사실로 채워졌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이번 선거에 뛰어야 맞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경찰청에 제출한 명예퇴직 신청이 아직 수리되지 않은 점과 관련해 황 전 청장은 "현직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면접까지 봐야 하는 특별한 상황이 돼서 많은 면접 위원들이 그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질문을 많이 하고 관심을 표명했다"며 "그렇지만 검찰의 공소장이 경찰청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라 사표수리, 즉 현직 공무원 신분과 예비후보자라는 신분이 양립하지 않도록 신분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표결 당시 기권한 금태섭 의원은 이날 하늘색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경쟁 후보 2명과 면접에 임했다.

금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수처법 기권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어떻게 잘 다독여 선거를 치르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이에 대해 불쑥 기권한 것이 아니라 원내지도부와 의논해 표 대결이 되면 부결되지 않게 하고, 법 통과가 확실하면 기권하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다고 설명했고 지역 주민들도 이렇게 설명하면 잘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또한 "공관위원 중 한 분이 검찰이 전횡을 많이 저지른 만큼 경찰도 권한 남용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잘 다듬어서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1분 자기소개에서는 검찰에 있을 때 검찰개혁과 관련한 글을 기고했다가 쫓겨났고 15년 동안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줄곧 주장해왔고, 당에서 추미애 대표와 이해찬 대표의 표창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금 의원은 이날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당사 앞에서 금 의원 제명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자들과 관련해서는 "제가 언급하는 것은 안 맞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원은 금 의원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과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 여파로 인해 당 공관위로부터 '부적격' 판결을 받았다.

공관위 검증소위원회의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의원과 이훈(서울 금천) 의원도 이날 면접 대상이었다. 이 의원은 예정된 면접 시간보다 더 늦은 저녁 시간으로 면접 시간이 늦춰졌다.

지용호 전 이낙연 국무총리 정무실장, 장경태 당 청년위원장과 면접을 본 민 의원은 공관위원으로부터 자신의 미투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적극적으로 소명했다고 한다. 다만 면접 후 당사를 빠져나온 민 의원은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차에 탑승했다.

이날 면접 대상자 중 현역과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가 맞붙는 지역은 서울에서만 5곳(성북갑·노원갑·은평을·중랑갑·마포갑)이다. 최근 당은 공천 여론조사인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이력에 못쓰게 하는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공천 종합평가의 10%를 차지하는 면접이지만, 작은 점수 차로도 당락이 결정될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게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된 셈이다.

서울 성북갑에 출마하는 3선 유승희 의원은 자신이 지역에서 쌓아온 입지를 강조했고, 이에 맞서는 성북구청장 출신의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지역 공약을 내세웠다.

파란 재킷 위에 파란 패딩을 입은 유 의원은 "제가 의원을 했던 2012년부터 성북갑이 절대 우세지역으로 나왔다"며 "그전에는 (성북갑이) 우리 당 국회의원이 아니었는데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3번을 거쳐서 거의 완승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에너지와 시너지를 모으면 반드시 필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비서관은 "제가 구청장을 할 때 (주도한) 마을 공동체 사업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며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시민운동의 사례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갑에선 초선의 고용진 의원과 유송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면접을 봤다. 고 의원은 "그간 활동해온 것이 있으니까 담담하게 말했다"며 '타다와 개인택시 갈등'에 대해 "우리 지역에 개인택시 종사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현실적 답을 했다"고 했다.

파란색 플리스 자켓을 입은 유 전 관장은 "현역 의원에게 도전하는 선거전략을 질문받았다"며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지역 주민을 많이 만나고 예의 있게 인사드리는 현장 밀착형 정치가 전략이라 답했다"고 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총선에 너무 많이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의 중심인 청와대에서 근무한 것이 마이너스는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후보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청와대 출신인 것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은평을에서는 초선 강병원 의원과 은평구청장 출신의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강병원 의원은 "떨려서 좀 혼났다"며 "40대의 재선 의원이 된다면 국민의 행복이 더 커지는 혁신적 포용국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민주당의 허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구청장을 두 번 했는데 왜 세 번 안 하고 나왔냐고 묻더라"며 "마을공동체를 통한 사회관계망 회복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면접관으로부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당선에 지장 없을 것 같으니 경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분열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받고 서로 악수를 했다고 한다.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중·성동을에는 전순옥 전 의원(비례대표)과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등 4명이 도전한다. 파란색 안경과 목폴라티, 코트까지 입은 전 전 의원은 "지역에서 3살 때부터 살았다"며 "비례대표로 있으면서도 중구를 위해 집중적으로 일했기 때문에 저는 중구 사람인 것이 차별화"라고 강조했다.

하 전 수석은 "좀 늦게 (지역구에) 갔으니까 중·성동을에서 어떻게 의정활동을 할 건지 질문을 받았다"며 "지역 승리를 위한 전략과 우리나라 청년들을 위한 정책 방향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고 전했다.

마포갑에선 3선 노웅래 의원, 김빈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 이로문 전 민주당 전문위원이 면접을 봤다. 김 전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한 인재라고 자기소개를 했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에 출마하는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도 면접에 임할 예정이다.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송행수 전 지역위원장,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경쟁한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도 이날 면접 대상자다. 성낙현 전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장이 함께 면접에 임한다.


이후 면접은 Δ12일 서울(24명)·울산(18명)·제주(2명)·경남(24명)·강원(15명)·부산(20명) Δ13일 원외(36명)·원내(64명) 단수후보 순으로 진행된다.

당은 오는 13일로 공천신청자의 면접과 지역구별 현장 실사를 끝내는 등 1차 공천심사를 마무리한다.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는 4.15 총선 국회의원 단수신청 지역구 100곳과 미신청 지역구, 영입인재 등이 배치될 지역구에 대한 추가 후보 공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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