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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에… 두달 남은 총선, 선거구 획정도 못했다 [첫발도 못뗀 2월 국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1 17:54

수정 2020.02.11 17:54

여야, 법정시한 이미 10개월 넘겨
경찰개혁법 등 양보 없는 싸움에
금소법·미세먼지법 등은 뒷전으로
석달안에 처리 못하면 자동폐기
밥그릇 싸움에… 두달 남은 총선, 선거구 획정도 못했다 [첫발도 못뗀 2월 국회]
여야가 2월 임시국회 개최 합의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관련법안을 비롯해 자치경찰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경찰개혁법안 등 주요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향후 법안처리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가 개최되면 가장 먼저 논의될 법안은 검역법 개정안이다. 검역법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입국 이후로도 검역 확대△감염병 유행지역 분류 개편 등 검역체계 강화방안을 담고 있는 기동민 의원안의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중국인 또는 우한을 거친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원유철 의원의 법안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여당이 본회의 통과를 벼르고 있는 경찰개혁법안은 야당의 반대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검찰개혁법 단독 처리로 지나치게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선 정부·여당이 제대로 된 협상이나 논의 제안 없이 경찰개혁법안 입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정보경찰과 수사경찰 분리 시 대북 정보수집 차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기류가 상당하다. 한국당은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태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우세하다.

또 다른 쟁점법안으로 꼽히는 선거구 획정안도 법정 시한을 10개월이나 넘겼지만 인구 하한선 기준에서부터 여야 이견으로 논의가 꽉 막힌 상태다.

여야가 충돌하는 지점은 호남 의석수 증감 여부다. 핵심 지지기반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호남 의석수를 지키려는 여권과 호남 의석 감축을 주장하는 보수야권이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가 각자에게 유리한 선거구 획정기준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범여권은 전북 김제·부안(13만9470명)을 인구 하한선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경우 서울 강남 갑·을·병은 2개로, 경기 안산 4개 지역구는 3개로 축소되고 세종시와 강원 춘천·전남 순천 지역구는 각각 2개로 분구된다.

반면 한국당은 호남 의석 확대에 반대하면서 동두천·연천(14만541명)을 하한 기준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구수가 미달이 되는 전북 김제·부안 지역구만 분할해 인접 선거구에 통합하자는 것이다.


여야가 쟁점법안을 두고 정쟁을 벌이는 사이 상임위를 통과하고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민생법안들의 처리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석 달가량 남은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법안은 모두 자동폐기된다.


처리가 시급한 주요 민생법안으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구제범위 확대 등이 담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 금융회사의 판매행위에 대한 규제·제재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는 '미세먼지 특별법', 골목상권 육성 및 중소기업·가맹점을 보호하는 '지역상권상생법' 등이 꼽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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