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다음 차례는 손태승 회장 연임 강행…'우리 길을 간다'

뉴스1

입력 2020.02.11 17:33

수정 2020.02.11 18:14

손태승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뉴스1
손태승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11일 그룹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대표를 새 우리은행장에 내정하면서 그 다음 차례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강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과 금융감독원이 정면 충돌하면서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금융감독원이 손 회장에 대해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린 후인 지난달 31일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중단했으나 손 회장의 연임을 강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뒤 이날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를 추천했다. 손 회장과 손을 맞출 새 우리은행장을 낙점함으로써 손 회장 연임 강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했다면 신임 회장 선출 후 은행장 인사라는 수순을 밟겠지만 반대로 은행장 인사를 먼저 실시한 것은 이미 내부적으로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우리은행에서도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딱히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손 회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 등을 해야 한다. 금감원에서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남은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연임과 3년간 금융기관 취업이 불가능하기에 법원에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징계 효력을 정지시킨 뒤 다음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무엇보다 손 회장에 대해 금감원이 내린 중징계의 법적 근거가 빈약해 법적으로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사전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금감원이 자기 반성 없이 은행에만 책임을 떠넘긴 것에 대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일면서 우리금융에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 손 회장의 후임 대책을 세우지 못한 상태라 손 회장 퇴임시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우리금융의 반기에 금감원은 불쾌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금감원은 먼저 우리금융에 대한 징계 이후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거나 '징계가 과했다'는 지적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비밀번호 무단 변경 문제도 금감원의 우리금융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지난 2018년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금감원이 이를 파악한지 1년이 넘은 사안인데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수면 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비밀번호 무단 변경 문제에 대해서도 제재심을 열어 징계에 나설 듯 한 태세를 보인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부실 여부를 또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도 조사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리은행은 라인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은행으로 판매액만 총 3259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점 파장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은행도 정면돌파를 하는 것 같고 금감원 역시 괘씸죄를 적용해 뭔가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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