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도교육청, 여론조사·토론회로 공론화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0 20:25

수정 2020.02.10 20:37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 4월 중 정책 권고안 도출
외고 학부모, 비대위 결성…'일방적 공론화' 반대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 지난 7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제3차 회의를 갖고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 공론화 방법을 심의 의결했다.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 지난 7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제3차 회의를 갖고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 공론화 방법을 심의 의결했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존 외국어고등학교를 일반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가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을 제주교육공론화 의제로 공식 채택한 가운데 '제주외국어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모형' 공론화 방법을 심의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주교육공론화위는 이에 따라 현재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에 있는 제주외고를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 일반고 전환하는 방안과 읍면지역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는 안을 놓고 도민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여론조사는 3월 초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초·중하교 학부모 참가 비율을 50% 이상 반영키로 했다.


토론회는 두 차례 개최된다. '도민참여단 토론회'는 여론조사 응답자 중 참여의향을 밝힌 200명의 도민이 참가하게 된다. 전문가 토론회도 열린다. 전문가 토론회는 교수·언론인·교육단체·중등교사 등 30~40명 규모로 구성돼 진행된다.

제주교육공론화위는 여론조사와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에 대한 정책권고안을 마련한 후 4월 하순에 이석문 교육감에게 제출키로 했다. 정책 권고안에 대한 이석문 교육감의 수용여부는 5월 중순 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은 지난해 정부가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뒤 전국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이를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제주외고를 제주시 동지역으로 옮겨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는 모형은 기존 학교를 이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현재 제주시 연동·노형동권에 국ㆍ공유지가 있는 만큼 부지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읍면지역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도교육청은 제주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가 일정대로 추진되면 제주외고는 정부가 계획한 2025년보다 앞서 일반고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해당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제주외고 폐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준영)가 결성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외고 이전 논의를 포함한 모든 공청회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은 신제주지역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제주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해 신제주지역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전국자사고·외고·국제고교장연합회도 전국의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가 정부의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이 강행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의 실질적인 결과를 증명한 뒤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