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샌더스 '굳히기' vs 부티지지 '2차 반란'…뉴햄프셔 관전포인트는?

뉴시스

입력 2020.02.10 17:44

수정 2020.02.10 17:44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대선 두 번째 경선이자 첫 프라이머리(예비경선)인 뉴햄프셔 경선이 11일 치러지는 가운데 CNN이 9일(현지시간) 1~5위 예상 후보별 유력 시나리오 5가지를 내놨다.

CNN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박빙 속 우세를 점치는 가운데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의 상승세를 간과할 수 없다고 봤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경우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샌더스의 굳히기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도 콩코드 소재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2.10.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도 콩코드 소재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2.10.
뉴햄프셔는 샌더스 의원의 강세가 점쳐져온 곳이다.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의 오른쪽과 맞닿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6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2%포인트 차로 이기고 압승했다. 존재감이 없던 그가 대선 레이스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다.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위를 기록한 이후 최근 뉴햄프셔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도 판세를 가늠케 한다. 다만 부티지지 전 시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기는 하다.

이 모든 여건은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예상케 하지만,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 미세하게 역전당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CNN은 "이 모든 요건을 합하면 샌더스 의원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진정한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부티지지 전 시장의 강력한 동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예상했다. 이어 "4년 전처럼 압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래도 "이 시점에서 승리는 승리"라고 덧붙였다.

◇부티지지의 2차 반란
[내슈아=AP/뉴시스]미 민주당 경선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트시장이 9일(현지시간) 뉴햄프셔 내슈아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미소 짓고 있다. 2020.2.10.
[내슈아=AP/뉴시스]미 민주당 경선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트시장이 9일(현지시간) 뉴햄프셔 내슈아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미소 짓고 있다. 2020.2.10.
부티지지 전 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그는 대선풍향계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미 대선 레이스에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는 앱 기술 문제로 결과 발표가 사흘만에 이뤄지는 사상 최악의 참극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티지지 전 시장에겐 모멘텀이 된 의미 있는 경선으로 작용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최근 뉴햄프셔 경선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샌더스 의원을 맹추격하고 있다. CNN과 뉴햄프셔대학 여론조사(5~8일, 표본오차 ±5.0%포인트)에서는 21%의 지지를 받으며 샌더스 의원 28%와 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전달 조사와 비교하면 6%포인트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심지어 NBC·마리스트, 더힐·보스턴글로브 등, CBS·유고브 등 조사에서는 모두 오차범위 내에 들었다. CBS조사의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 표심을 흡수해 전달 대비 12%포인트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CNN은 다만 부티지지 전 시장이 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뉴햄프셔에서 꼭 1위를 차지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뉴햄프셔 직후 실시되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및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진짜 의미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의 위기
[서머스워스=AP/뉴시스]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2차 경선지인 뉴햄프셔 서머스워스에서 선거캠프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06.
[서머스워스=AP/뉴시스]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2차 경선지인 뉴햄프셔 서머스워스에서 선거캠프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06.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주목할 만 포인트 한 가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락이었다. 그는 이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 왔는데, 4위에 그치면서 그를 바라봤던 유권자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의 하락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실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한 5개 여론조사에서 그는 13%를 넘지 못하며 3~4위를 기록 중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지지층인 유색 인종이 많이 포진해 있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설욕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CNN은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두 번째 경선에서도 샌더스 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 엘리자베스 상원의원에 이어 4위로 끝낸다면 레이스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줄고 있는 그의 선거자금은 완전히 마를 것이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를 하락세에 대한 것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보이는 워런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 콩코드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0.2.10.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 콩코드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0.2.10.

뉴햄프셔에서 한 때 샌더스 의원과 함께 공동 선두주자로 여겨졌던 워런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를 기록한 이후 중간 순위권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그 역시 지역구가 뉴햄프셔와 맞닿아 있는데, 지지층이 겹치는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과 반비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워런 의원은 샌더스 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에 이어 3위 자리라도 고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런 의원이 3위에 그치면 향후 레이스에서도 샌더스 의원에게 지지자가 이동할 수 있다. 중도온건파인 부티지지 전 시장이 승리할 경우에도 '진보' 성향 단일후보를 밀기 위해 지지층이 옮겨갈 수 있다. 어찌됐건 워런 의원에게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클로버샤, 존재감 부각해야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 콩코드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2.10.
[콩코드=AP/뉴시스]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 콩코드 뉴햄프셔공대 콩코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우리의 권리, 우리의 법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2.10.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 경선 TV토론 이후 14시간 동안 2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그는 이전 TV토론에서도 뛰어난 언변으로 청중을 매료했다.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 전 2주 정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으로 제대로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거꾸로 탄핵심판이 끝난 만큼 "이제 시작"이라며 자신감도 내보이고 있다.

다만 그가 뉴햄프셔에서도 5위에 그친다면 그의 상승 모멘텀은 사라질 수 있다.
최소 3~4위는 해야 한다는 의미다.

CNN은 "그가 모멘텀을 갖기 위해서는 뭔가 일어나야 한다.
만약 아이오와에서처럼 5위로 밀려난다면, 그가 앞으로 어떻게 경주할 지 알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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