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이후 500여개 외신과 인터뷰”...봉준호 어록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도착해 레드카펫 위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02.10.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어떤 상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한 봉준호 감독은 여러 언론 인터뷰와 수상 소감 등을 통해 촌철살인의 어록을 적재적소에 구사하며 언론과 대중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오스카 캠페인’을 벌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그는 칸영화제 이후 무려 500여개 외신 매체와 인터뷰했다.

미국의 인기있는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쇼에 출연했고, 유명 연예 잡지 ‘베니티 페어’ 표지도 장식했다. 봉감독은 또 송강호·박소담와 함께 ‘더 랩 The Wrap’ 표지 모델로 나섰다. 박소담은 ‘베니티 페어’ ‘보그 ’ 등과 화보 촬영을, 조여정은 ‘W 매거진’ ‘보그’와 특집 화보 등을 진행했다. 다음은 그가 남긴 어록들.

△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한다. 바로 영화!” “제가 골든글로브에 와 있긴 하지만 BTS가 누리는 파워는 저의 3000배를 넘는다. 그런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나라다. 한국은 감정적으로 역동적인 나라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 “마틴 스코세이지,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가 바로 제 앞에 앉아있다는 게 비현실적이다.” (뉴욕 비평가협회 시상식)

△ “(지난 20년간 한국영화의 성장에도 오스카상 후보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고 말에)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별로 큰일은 아니다. 오스카상은 국제영화제가 아니다. 그저 로컬(Local)일 뿐이다.” (‘벌처’ 인터뷰)

△ “(마블 영화를 연출할 의향이 있냐고 붇자) 슈퍼히어로 영화의 창의성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딱 붙은 옷을 입고 영화에 출연하는 걸 견딜 순 없을 것 같다.”(‘버라이어티 ’인터뷰)

△ “지금이 ‘인셉션’처럼 느껴진다. 곧 깨어나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걸 알게 될 것 같다.”('데드라인' 인터뷰)

△ (봉투를 들쳐보며) 혹시 봉투가 바뀐 게 아닌가 확인했다. 아이 참, 너무 놀랍다. 외국어로 쓰인 시나리오인데, 여러분이 그 구조나 대사의 뉘앙스를 사랑해줬다는 게 너무 기쁘다.(미국작가조합 시상식)

봉준호 감독은 ‘베니티 페어’ 인터뷰에서 불안과 강박증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투나잇 쇼’에 출연하는 게) 정말 두렵다”며 “주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불안감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강제로 마운드 위에 올라가게 된 야구선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정신과 의사도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강박적 경향이 있다고 했다. 영화 제작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봉준호는 ‘레딧’ 팬들과 질의응답에서 ‘최후의 만찬을 하게 된다면 초대하고 싶은 다섯 명의 인물’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김연아, (축구 선수) 케빈 데 브라워너, 마틴 스콜세지 감독,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를 꼽았다.

그는 또 미국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만들 때 좋은 반응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3월, 영화 완성 후 늘 여러 가지 후회가 뒤범벅된 이전 영화와 달리 이번엔 후회되는 부분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 답했다.



[e-mail]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