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인터뷰]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 "4월 총선 정권심판론-보수통합으로 정면승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9 16:56

수정 2020.02.09 17:30

與에 지지율 열세..성 원장, '정권심판론'·'보수통합' 강조
"4·15 총선, 정부와 여당심판론 가장 핵심 구도될 것"
"중도까지 확장된 통합, 선거에 미칠 영향 굉장히 커"
":수도권은 인물론 필요, 3분의 1 이상 의석 확보 목표"
"보여주기식 인적쇄신, 엄청난 혼란 가능성에 신중해야"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 6일 서울 버드루로 여의도연구원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여의도연구원 제공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 6일 서울 버드루로 여의도연구원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여의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치러지는 4·15 총선이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공표된 여론조사만 보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분명히 여당에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지율 열세를 반전시킬 한국당의 묘수가 있을까.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성동규 원장은 지난 6일 서울 버드나루로 여의도연구원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권심판론'과 '보수통합'이라는 두 축이 '반문세력'을 결집해 지지율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 두 달째를 맞은 성 원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이번 선거는 정부와 여당심판론이 가장 핵심 구도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우리 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 원장은 보수통합 신당 효과에 대해서는 "중도까지 확장되는 통합이기 때문에 선거에 미칠 영향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 심형준 국회팀장

취임 두 달째다. 큰 틀에서 연구원의 운영 방향은 어떻게 가고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다. 연구원의 역할도 4·15 총선 승리에 맞춰져 있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 당의 전략적 목표 만이 아닌 국민적 여망이다. 여의도연구원은 당 싱크탱크로서, 총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총선 공약을 개발하는데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니즈를 공약으로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계획 중인 총선 전략이 있다면.
▲우리 당 후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거운동 하는 과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콘텐츠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컨대 현 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했지만 정작 당선 후 바꾸는 사례들을 모은 '거짓말 톱10', 도덕적 무능을 지적하는 '내로남불 톱10' 등의 명칭으로 동영상을 제작해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식이다.

부동산 이슈는 가장 민감한 현안이다. 정부·여당 일각에선 '토지공개념' 주장까지 나온다.
▲토지공개념은 노태우 정부 시절 처음 등장한 이슈지만 개인의 권리를 정부가 침해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위험스럽게 된 측면이 크다. 특히 국민들 입장에서 중국 등 사회주의적 국가에서 취하고 있는 부동산 개념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반발이 굉장히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런 이슈를 계속해서 꺼내는 문재인 정부의 인식이 자유우파 진영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사회주의 이념에 경도돼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본다.

현 정부 들어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과거에는 정상적으로 사회생활만 하면 내집 마련이 당연한 꿈이었는데, 이제 남의 나라 얘기처럼 돼버렸다. 부동산 폭등 문제를 일으킨 것은 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당장 강남 일부 지역의 집값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과연 성공한 정책이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전반적으로는 양극화를 악화시킨 정부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로 꼽는다.

4·15 총선에서 주요 화두가 될 이슈를 꼽는다면.
▲당연히 북한 이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경제나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보다도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이었다. 고도화·전략화 없이 한반도 역학관계 속에서 남북관계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 면밀한 분석이나 검토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추진하다보니 지금과 같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본질적 문제는 북한 핵을 폐기시키겠다는 큰 목적, 이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은 전국민이 당연히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가지는 부분인데도 현 정부의 보여주기식 접근으로 북핵 폐기도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에만 올인하고 경제에 소홀하다보니 세계경제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우리나라 경제만 어려워졌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보나.
▲현 정부가 구호는 요란하지만 경제를 분석해 경기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디테일은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 경제 방향으로 잡았던 소득주도성장은 탄탄한 경제적 인프라 속에서 가능한 것이지, 우리나라와 같이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는 정말 위험한 정책이다. 벌써 문재인 정부도 4년차에 접어들었으니 시인을 하고, 경제방향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전히 그런 것도 없다. 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예 뿌리째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지 않은지 아쉬움이 굉장히 많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보수재건을 위한 결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합치라는 국민 명령에 따르기 위해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보수재건을 위한 결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합치라는 국민 명령에 따르기 위해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보수통합 논의가 9부능선까지 왔다. 통합 마무리 시기는 언제로 보나.
▲황교안 대표가 혁신과 통합을 두 축을 가장 강조해왔다. 우리 당이 108석 정당임에도 통합 논의 과정에서 'N분의 1' 차원에서 참여하면서 황 대표의 통합 진정성을 통합 당사자들도 인정했다고 본다. 그러다보니 비교적 최근까지 파열음 없이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됐다. 황 대표가 강조한 내려놓은 후 '큰 그릇'의 통합은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 빠르면 2월 15~20일쯤 완성될 것으로 본다.

통합신당 창당 시 지지율 등 총선에 미칠 효과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통합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는 이미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통합신당은 중도까지 확장되는 통합이기 때문에 선거에 미칠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

지지층 결집으로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평가하나.
▲큰 구도에서 그렇다.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못주고 있다. 이미 가시화되고 있지만 지금도 경제가 어려운데 우한폐렴 피해가 경제에 더 가중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불만이 굉장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 대한 반발에도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우리 당의 공약 등을 통해 신뢰를 주면 국민들의 지지가 우리에게 쏠릴 수 있다. 분명 이번 선거는 정부와 여당심판론이 가장 핵심 구도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우리 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본다.

한국당이 창당을 추진 중인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해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동형 또는 준연동형 비례제라고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어떤 정치공학적 논의를 거쳐 통과됐는지는 국민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대통령제에서 다당제가 갖는 폐해 때문에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도 양당제로 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선거제를 도입했다. 현 정부가 정권을 무리하게 연장시키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당은 힘의 열세로 인해 차선책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비례당이다. 민주당도 아직 비례당 창당을 포기는 안했다고 본다.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일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거고, 그러려면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정권교체하는 방법 밖에 없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총선을 앞두고 인적쇄신이 화두다. 한국당은 현역 50% 이상 물갈이도 예고했다.
▲소위 쇄신 차원에서 물갈이는 필요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될 경우 나중에 엄청난 혼란이 올 수 있다. 20~30대만 배치하면 세대교체인 것처럼 한는데, 과연 고도로 전문화되고, 한명한명이 입법기관으로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물갈이와 세대교체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것도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수도권 121석 중 한국당은 29석로, 굉장한 열세다. 수도권에 한국당 조직이 없는 곳도 있다. 극복이 되겠나.
▲정확한 지적이라고 본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하부조직도 무너져버렸다. 쉽게 복원은 어려운 만큼 인물론으로 가야 한다.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으로 가야하지 않겠나. 서울과 수도권 지역마다 일종의 벨트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산 등 민심이 이반된 지역에는 집중적으로 좋은 인재를 배치시켜 이기는 전략을 써야 한다. 최소한 수도권에서 3분의 1 이상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총선 승리 후 제왕적 대통령제를 막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 전환도 검토하는건가.

▲황 대표도 대통령제 폐단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단순히 한국당 집권을 떠나 국가비전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치시스템 자체가 정말 확고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제로 사회가 양극화되고, 갈등지향적으로 가다보니 서로 화합하기 위해서라도 의원내각제를 도입할 때가 정말 됐다는 인식이 황 대표에게 있는 것 같다.

정리=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