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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무죄 성명발표.. 무죄 자축, 반대 진영 싸잡아 비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7 14:40

수정 2020.02.07 14:40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up a newspaper with a headline that reads 'Trump acquitted' as he speaks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Thursday, Feb. 6, 2020, in Washington. (AP Photo/Evan Vucci) /뉴시스/AP /사진=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up a newspaper with a headline that reads 'Trump acquitted' as he speaks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Thursday, Feb. 6, 2020, in Washington. (AP Photo/Evan Vucci) /뉴시스/AP /사진=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진행됐던 탄핵심판 표결에서 무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자신의 무죄 입증을 자축했다. 이어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을 향해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탄핵심판을 받은 일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는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정오 백악관 이스트룸에 행정부 각료와 공화당 상·하원의원 등을 초청해 탄핵심판 결과와 관련해 1시간 여 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연설이 시작되자 초반에 "이건 기자회견이 아니고 연설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일종의 축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발표를 통해 "의회의 권력 남용과 삐뚤어진 정치가 탄핵심판까지 이끌었다"며 "그들은 악이었고 부패했으며 더러운 경찰들이었다. 그들은 누설자였고 거짓말쟁이였다.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이 일들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알 수 없다"고 자화자찬과 함께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 미트 롬니 유타주 의원을 대상으로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보좌관들이 준비한 글을 구석으로 던져버리고 의식의 흐름대로 횡설수설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재임 이후 3년 간 그를 대상으로 민주당의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회고한 후 모두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당파적 노력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수사에 대해선 "모두 개소리(bullshit)였다"고 카메라 앞에서 오랜만에 비속어를 섞어가며 발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면에 '트럼프 무죄 선고'라는 헤드라인이 큼지막하게 박힌 워싱턴포스트(WP)를 들어보이며 "이것이 최종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탄핵을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탄핵조사위원장이었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해 "악랄하고 끔찍한 인간들"이라고 공격했다.

또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이번 탄핵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 표를 던진 롬니 의원에게는 "종교를 목발처럼 의지하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자"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트럼프는 하원의 탄핵 조사 당시 동조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자신의 탄핵 심리를 도왔던 변호사들과 공화당 의원들에게 한 사람씩 칭찬했다. 특히 가장 큰 수비수 역할을 한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당대표를 향해서는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치하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의 행보와 정반대된다고 평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 가든에 홀로 나타나 갈등을 초래한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NYT는 일부 공화당원들조차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자신의 정적을 해하려던 그의 노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며 자신을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제시하고 보복을 말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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