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n 이사람] 박준우 대구서부서 여청팀장 "밤낮 없는 실종자 수색, 고되지만 뿌듯함도"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7 14:10

수정 2020.02.07 14:10

박준우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34·경감, 사진 가운데)은 함께 노력한 팀원들에게 우선 고마움을 전했다.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팀이 함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준우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34·경감, 사진 가운데)은 함께 노력한 팀원들에게 우선 고마움을 전했다.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팀이 함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팀원들의 배려심에 감동을 받았어요. 팀원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함께 우리 경찰이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2주간 밤낮 없는 수색 끝에 실종된 70대 노인을 찾고, 숨진 노인의 장례식까지 함께 했던 박준우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34·경감)은 공을 함께 한 팀원들에게 돌렸다.


서부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지난해 11월 실종 신고된 실종된 70대 후반의 남성을 2주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찾아냈다. 치매가 있었던 노인은 자택에서 40여㎞ 떨어진 경북 경산시 야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수사 과정을 지켜본 가족들이 경찰청 홈페이지 등에 고마움을 표했으며, 이는 곧바로 대중에 알려졌다. 여성청소년수사팀은 표창장을 받고, 언론에도 보도되는 등 소소한 화제를 모았다.

박 팀장은 "휴대전화도 없어 폐쇄회로(CC)TV만으로 할아버지를 계속 추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버스 운행시간이 끝나는 자정이 넘어 CCTV를 확인하고, 경산 도로에서는 행방을 찾을 수 없어 일주일 간 산을 뒤졌지만 허사였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전했다.

수사가 난항을 겪자, 배우자의 출산으로 휴가 중이었던 박 팀장도 다시 현장으로 뛰어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을 내게 얘기도 못하고 팀원들이 불철주야 뛰고 있다는 소식에, 출산휴가를 다 누리고 복귀하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실종자 가족들과는 메신저 앱을 통해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수사 상황을 공유했다. 가족들은 여러 수사 방법을 제시했고, 수사관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유대감도 깊어져 갔다고 박 팀장은 전했다. 그는 "가족들이 수색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진심이 느껴졌는지 감동을 받더라"며 "우리 팀도 2주 가까이 사건을 신경쓰면서 애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인이 주검으로 발견됐을 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박 팀장은 전했다. 실종 신고 14일째였다. 그는 "발견했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는 고민부터 들었다"며 "이심전심이었는지 노인을 찾았다고, (가족들에게) 오시라고 하니까 바로 오열하는 모습에 수사관들도 옆에서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지난 2015년부터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로 실종 수색 업무가 이관이 되면서 연간 500건이 넘는 수사를 진행한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야간근무 후 바로 현장에 가서 수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체력적으로는 물론, 가족들에게 빨리 (실종자를) 돌려보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가족들이 고마움을 전할 때가 박 팀장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다. 그는 "지난 사건에서는 상주인 장남이 조문객들을 만날 때 마다 '세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경찰을 알리는 것 같아 정말 뿌듯하다"며 웃었다.

박 팀장과 팀원은 여성청소년과인만큼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여성 범죄도 함께 전담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요청하자 박 팀장은 "민원인들과 피해자들에 대해 항상 언행을 주의하고, 조사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관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이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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