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막 내린 탄핵정국… 면죄부 받은 트럼프 '재선가도' 날개 [트럼프 탄핵 예견된 부결]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6 17:53

수정 2020.02.06 17:53

공화당 우세한 상원, 이변없어
볼턴 증인 채택안 부결시키고
탄핵 최종 표결 당론투표 처리
권력남용·의회방해, 모두 무죄
펠로시 "아무런 가치없는 결과"
'불공정' 여론 만들어 반격 채비
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놓고 투표를 하고 있다. 같은 소속인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투표 결과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가 모두 무죄표가 많이 나옴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재선에 힘을 얻게 됐다. AP 뉴시스
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놓고 투표를 하고 있다. 같은 소속인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투표 결과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가 모두 무죄표가 많이 나옴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재선에 힘을 얻게 됐다. 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표결 절차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부결됐다. 이로써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4개월여 만에 탄핵의 굴레를 벗고 재선가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무리한 탄핵 조사를 추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공세에 나설 각오다.

■면죄부 받은 트럼프, 재선 박차

5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권력남용 혐의에 52대28, 의회 방해 혐의에 53대47로 각각 무죄를 내렸다. 두 혐의 중 하나라도 인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자리를 넘겨야 하는 처지였지만 모두 무죄 판정을 받으면서 자리를 수성했다.

지난해 12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대선 라이벌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우크라이나에 종용했다는 이유로 탄핵안을 제출,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 탄핵안 부결은 지난주에 예고됐다. 당초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미 상원에서 탄핵안 최종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상원의 탄핵심리 막바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과정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 연계를 원했다는 폭탄 증언이 담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의 증인 소환이 '스모킹 건'으로 부상했다. 그럼에도 지난 1월 31일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똘똘 뭉쳐 볼턴의 증인 채택안을 부결시켰고 이어 5일 최종 표결에서 당론 투표로 탄핵 정국을 속전속결로 끝냈다. 최종 표결에서 탄핵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은 밋 롬니 유타주 상원의원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투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성명을 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원들은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탄핵해야 했다"면서 탄핵 시도는 민주당의 캠페인 전략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죄를 완전히 입증했으며 이제 국정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전했다.

한편 탄핵정국이 막을 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정오에 탄핵 무죄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재선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탄핵 사기에 대한 우리의 승리를 말하기 위해 내일 공개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反트럼프 진영으로 재반격

이번 탄핵 심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지만 외신들은 미국 내 극심한 국론 분열이라는 상처를 남겼다고 평했다. 가디언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선까지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참사를 맞이한 민주당은 이번 탄핵심판에서 참패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NYT는 이번 탄핵 결과로 민주당이 무리한 탄핵 조사를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다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지역에서 오히려 불똥을 맞을 정치적 위험에 놓였다고 평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오히려 상원의 표결 결과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며 이번 위기를 타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정국을 주도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표결 결과는 아무런 가치없는 결과"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상원 공화당원들은 무법을 일반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한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원이 조만간 볼턴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볼턴 전 보좌관을 고리로 민주당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AP통신은 탄핵은 끝났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아직 종결과 거리가 멀다며 대선기간 내내 새로운 증거 자료와 증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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