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민주 아이오와 경선, 30대 '부티지지' 1위 돌풍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5 17:18

수정 2020.02.05 17:18

여론조사와 달리 이변 속출
개혁가 이미지에 중도좌파 노선
바이든은 유력주자에서 4위로
미국 뉴햄프셔주 햄프턴에서 4일(현지시간)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전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첫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한 부티지지 후보는 오는 11일 2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에서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다시 맞붙는다. AP 뉴시스
미국 뉴햄프셔주 햄프턴에서 4일(현지시간)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전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첫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한 부티지지 후보는 오는 11일 2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에서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다시 맞붙는다. AP 뉴시스
美 민주 아이오와 경선, 30대 '부티지지' 1위 돌풍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맞설 후보를 뽑는 미국 민주당 첫 경선 결과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38세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좌파 진영과 1,2위를 다투며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부티지지와 함께 중도 진영을 이끌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대 유력주자에서 4위로 밀려났으며 민주당 경선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CNN 등에 따르면 미 아이오와주 민주당은 4일 오후 5시(현지시간)에 전날 치러진 코커스(당원대회) 투표 결과의 일부분을 공개했다. 민주당 측은 개표결과를 집계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의 오류때문에 전체 결과를 한 번에 내지 못했고 검증을 마친 집계 결과를 조금씩 발표했다. 투표율 71% 자료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지지(대의원 숫자)를 받은 후보는 26.8%의 지지율을 기록한 부티지지 후보였다. 2위는 25.2%의 지지를 받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 3위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4%·매사추세츠주)이었다. 투표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와 공동 1위를 차지했던 바이든 후보는 15.4%의 지지를 받아 4위에 머물렀다.

과거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냈던 부티지지 후보는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샌더스 후보, 워런 후보에 밀렸다. 몰타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던 그는 유명 컨설팅 기업인 매켄지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 생활을 했다. 부티지지 후보는 29세에 고향 사우스벤드 시장에 당선되어 실업률을 크게 낮췄고 시장 재직 중에 휴가를 낸 뒤 아프가니스탄에서 해군 정보장교로 복무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뒤 2017년 민주당 전국 위원회 의장 경선에 도전장을 내면서 처음 중앙정치에 발을 들였다. 7개 국어를 구사하는 부티지지 후보는 2015년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부티지지 후보는 바이든 후보와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와 함께 민주당 내 중도 좌파 진영을 형성하고 있다. 의료보험 문제의 경우 샌더스 후보와 워런 후보같은 강경 좌파 계열은 전국민 의료보험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티지지 후보는 선택적 보험 제도를 지지한다. 그는 '30대의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혁가 이미지를 선보이는 한편 중도 노선을 내세우며 당 내 노년층 등 온건 지지자들의 표를 모으고 있다.

반면 지난해 5월 출마 선언 이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바이든 후보는 앞으로 경선 방향을 가늠할 첫 투표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바이든이 벌써 77세라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항마'로 자리 잡기에는 고령에다 구세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진영에서는 비록 아이오와를 놓쳤지만 이달 뉴햄프셔주 경선을 거쳐 14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오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부터 반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CNN은 바이든 후보가 지난해 4·4분기 모은 선거 자금이 2270만달러(약 269억원)로 부티지지 후보(2470만달러)나 샌더스 후보(3450만달러)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중도 진영의 억만장자 블룸버그 후보가 다음달 들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경우 바이든 후보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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