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새 총리 지명에도 이라크 반정부 시위 지속..."기득권 총리 안돼"

뉴시스

입력 2020.02.03 10:45

수정 2020.02.03 10:45

[바그다드=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신임 총리 반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국민이 거부한다"라고 X표가 그려진 총리 사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전 통신부 장관인 알라위를 새 총리로 임명했으나 시위대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선택한 총리를 거부한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0.02.03.
[바그다드=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신임 총리 반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국민이 거부한다"라고 X표가 그려진 총리 사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전 통신부 장관인 알라위를 새 총리로 임명했으나 시위대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선택한 총리를 거부한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0.02.0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전 이라크 통신부장관이 지난 1일 신임 이라크 총리에 임명됐지만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는 알리위 전 장관이 전 정권에서 장관을 역임한 정치 기득권에 속한 인물로 정치 기득권 타파,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도입된 정치시스템의 전면 개편이라는 자신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라크 의회 최대 정파인 '알사이룬(행진)'의 수장이자 반정부 시위대 내 상당한 추종자를 보유한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알라위 전 장관을 지지하면서 시위대가 분열하는 모양새다. 알사드르는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31일 번복했다.

AP는 알사드르가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도로 봉쇄를 해제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라고 지시했지만 수백명의 학생들이 이라크 전역에서 알리위 전 장관의 새 총리 지명을 규탄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시위대가 알사드르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 중심지인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X(NO)'자로 칠해진 알라위 전 초상화를 내걸었다. 시위대인 하디 사피르는 "알라위는 정당들이 선출한 당원이기 때문에 거부한다"면서 "우리는 독립된 총리 지명자를 원한다"고 AP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대는 알자지라에 "알라위는 확실히 거부당했다"며 "우리는 지난 16년간 그들(정치 기득권)들에게서 파괴행위 이외 아무 것도 본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시위대는 알사드르 추종자들이 시위대에게 알사드르의 노선에 따르거나 광장을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전한 뒤 "우리는 고국을 위해 여기에 섰다. 하지만 그들은 성직자 한명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그다드=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신임 총리 반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국민이 거부한다"라고 X표가 그려진 총리 사진을 들고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전 통신부 장관인 알라위를 새 총리로 임명했으나 시위대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선택한 총리를 거부한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0.02.03.
[바그다드=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신임 총리 반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국민이 거부한다"라고 X표가 그려진 총리 사진을 들고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전 통신부 장관인 알라위를 새 총리로 임명했으나 시위대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선택한 총리를 거부한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0.02.03.
지난해 10월1일 이후 이라크 바그다드와 시아파가 다수인 남부지역에서는 4개월째 만연한 부패와 실업난, 열악한 공공서비스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보안군의 실탄 사용 등으로 최소한 500명이 사망했다.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전날 알라위 전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살라흐 대통령은 이라크 의회에 이날까지 새 총리를 추천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지명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새 총리는 한달 이내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의회는 사분오열된 상태다. 알사드르는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정파는 그의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AP는 익명의 이라크 관리들은 인용해 알라위 전 장관이 전임자인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 처럼 정당들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시아파 무슬림인 알라위 전 장관은 이라크 부통령과 총리를 지낸 이야드 알리위의 사촌이다.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정치를 시작해 누리 알 말라키 전 총리 내각에서 두차례 통신부 장관을 역임했지만 2012년 말라키 전 총리가 부패를 묵인한다고 비난한 뒤 사임했다.

그는 1일 방송으로 중계된 취임 연설에서 반정부 시위대 사망에 책임이 있는 인물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창출과 부패 척결도 다짐했다.
아울러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종파와 파벌에서 벗어난 정부를 구성한 뒤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시아파 이슬람 맹주인 이란은 알라위 전 장관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이라크가 문제를 극복하고 민감한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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