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식 팔고 채권 담는 외국인[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1 17:31

수정 2020.01.31 17:31

신종 코로나 확산에 안전자산 인기
설 이후 사흘간 1조 넘게 사들여
1월 한달간 6조원어치 순매수
주식 팔고 채권 담는 외국인[마켓워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자본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에 주식을 내던지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1월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6조원 가까이 원화채를 순매수했다. 이달 2~30일 순매수 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전월(4조1000억원)보다 41.5%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세는 설 연휴가 끝난 뒤 더욱 강해져 지난 28~30일 사흘 동안에만 1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현재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잔액은 127조7065억원, 전체 채권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7.0%다.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은 강세다. 신종 코로나 공포감이 커지자 채권금리는 빠르게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23일 1.424%를 가리켰으나 설 연휴 직후인 28일 1.352%로 하루 만에 7.2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29~30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1.301%까지 내려왔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이 휴장이다. 중국증시가 다음달 개장면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외국인들이 헤지 성격으로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증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2월 3일로 개장을 연기한 상태다.

AA등급 이상의 국가신용도를 가진 나라 중 한국의 금리 조건이 좋은 점도 외국인의 원화채 선호 배경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AA등급 이상 국가 가운데 미국채 다음으로 금리가 높은 것이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부여했고, 피치 역시 AA-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A+', 일본은 두 단계 낮은 'A' 등급이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높아졌다"며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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