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전력 증강 없는 청해부대…호르무즈 임무 확대 '우려'

뉴시스 입력 :2020.01.23 05:50 수정 : 2020.01.23 05:50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1대와 링스헬기 갖춰 10년째 파병 연장 동의안 통과됐지만 전력 강화는 없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작전 범위 대폭 넓어져 압박 가중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들은 북한 도발 대비에 주력 국회 전문위원 "전력확보·운용방안 등 개선책 마련해야"

[부산=뉴시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7번째 청해부대 파병길에 오르는 31진 왕건함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됐으며, 내년 1월 중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한 이후 내년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해군작전사 제공). 2019.1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우리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 파견돼 있는 해군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아덴만으로 파병된 뒤 이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전력 증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이른바 '돌려막기 파병'만 지속된 탓에 이번 호르무즈 파병으로 본연의 임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09년 3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해역 파견 동의안'을 보면 파견부대 전력은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1척과 대잠 헬기인 링스(LYNX)헬기 1대, 고속단정 3정이다.

병력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 링스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의무요원으로 구성된 경계·지원대 등 310명 이내였다.


지난해까지 매년 연말마다 모두 11건의 파병 연장 동의안이 통과되는 동안 전력 증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1척을 비롯해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대만이 외롭게 아덴만을 지켜왔다.

[서울=뉴시스] 정부는 21일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런 상황에서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어지면서 군 일각에서는 본연의 임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 파견구역인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 1130km에 이란과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위치한 오만만과 페르시아만 일대 2800km가 추가된다. 청해부대가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해 있는 상황에서 아덴만 근처에서 우리나라 상선이 해적의 공격을 받으면 사실상 손 쓸 방법이 없다.

청해부대는 아덴만에서의 긴급 상황을 막기 위해 당분간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에 도움을 청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해군사령부는 2001년 미국의 주도로 창설된 다국적군사령부로, 바레인 마나마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30여개국이 참가하는 연합해군사는 해상에서 테러단체를 격멸한다.

연합해군사는 '연합태스크포스'(CTF)라는 이름의 3개 예하 부대를 췄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을 퇴치하는 CTF-151과 함께 일하고 나머지 2개 부대인 CTF-150과 CTF-152는 대테러작전에 주력한다. 이 연합해군사가 아덴만을 떠난 청해부대를 위해 우리나라 상선을 보호해주길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아덴만 상황은 연합해군사에 부탁한다고 해도 청해부대 자체의 전투력 부분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민식이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42명 가운데 찬성 239, 반대 0명, 기권 3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2019.12.10. photothink@newsis.com
청해부대의 주력인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은 대공·대잠 능력을 갖추긴 했지만 공중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능력은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미치지 못한다.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이지스 전투체계와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SPY-1D를 갖춰 1000㎞ 밖에 있는 탄도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또 500㎞ 밖에 있는 1000여개의 각종 공중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20여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다만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 뿐이라 중동에 파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이 예고된 탓에 이들 이지스 구축함은 북한의 발사체 탐지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 역시 청해부대 전력 증강 필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 김부년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연말 파병 연장 동의안 심사보고서에서 "현재 청해부대로 파견되고 있는 DDH-II급 구축함의 운용 부담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최소한의 작전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의 구축함을 확보하도록 전력확보·운용방안 등의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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