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치로 돌파구 찾는 트럼프, 美 경제 자랑하며 EU 압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2 18:18 수정 : 2020.01.22 21:10

트럼프, 다보스포럼서 연설
"美 경제가 모범" 자화자찬
EU엔 "車 관세 부과" 위협

美 상원, 트럼프 탄핵심리 돌입/ 미국 워싱턴DC 상원에서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하원과 반대로 상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들고온 탄핵안을 거세게 공격했고 탄핵 심리와 관련해 증거 수집 및 증인 호출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를 모조리 부결시켰다. 탄핵 심판을 담당하는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관은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양측은 21일에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되면서 각각 3일, 하루 8시간씩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AP 뉴시스
'내우(內憂)'에 시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치(外治)'를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싸고 탄핵 심판이 시작된 가운데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일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국면 돌파에 나섰다.

■탄핵심리 날 다보스에서 자화자찬

월스트리트저널(WSJ)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의 연사로 올라 "미국 경제가 전 세계의 모범"이라고 자화자찬하며 자국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2018년에 이어 2년만에 두 번째 특별연설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30여분 가량 "지난 몇 년간 이어온 경기 침체가 넘쳐흐르는 경제적 기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며 "회의주의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취임 이후 3년 새 미국 경제가 훨씬 나아졌다며 감세와 규제 완화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의 주가가 상승했으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타결 및 미·중 무역 합의 타결 등 업적을 늘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안에서 자신을 향한 탄핵안을 두고 여론이 반으로 쪼개진 상황을 의식하며 미국 밖에서 탄핵 심판을 이겨낼 방법을 모색했다"며 "국제무대에서 강한 경제를 등에 업고 우뚝 선 트럼프와 재선 성공을 위해 국내의 적들을 이겨내려는 독재자 트럼프, 두 명의 대통령이 이날 존재했다"고 평했다.

트럼프의 특별 연설 이후 백악관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미국인들은 당파 싸움보다 결과를 원한다"며 "워싱턴에서 어떤 막장 드라마가 벌어지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포스트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리트윗했다.

■EU에 '자동차세' 부과 엄포

특별 연설 무대에서 내려온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WSJ과 인터뷰를 통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외치 행보를 이어갔다. 이를 통해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룬 뒤 다음 공략 대상이 유럽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마감시한은 밝히지 않은 채 유럽연합(EU)과 무역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들(유럽)은 (무역협상에서) 그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공정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가 그들에게 관세를 물릴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해 자동차 관세를 물리게 될 마감시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마감시한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마감시한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는 EU 최대 경제국 독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안이다. 독일은 미국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EU에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재촉했고, 메르세데스 벤츠·BMW·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공장 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나선 바 있다.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발언은 지난해 관세 마감시한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면서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유럽에 협상을 재촉하기 위한 압력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유럽을 비롯한 수입 자동차 관세 마감시한은 11월 13일이었지만 협상에 방점을 두며 시한을 지나쳤다.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유전자조작(GMO) 농축산물 개방을 놓고 의제설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유럽은 자동차 관세 마감시한 통과에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당시 EU 교역담당 집행위원 세실리아 말름스트룀은 마감시한 경과를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간주했다. 말름스트룀은 미국이 관세를 물렸다면 EU 역시 보복에 나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유럽은 다시 수세에 몰리게 됐다. 유럽은 미국과 무역협상에 적극적인 독일의 입장과 농산물 시장은 반드시 지키려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농업국가들의 입장부터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편 트럼프가 이날 프랑스와 디지털세, 일명 구글세에 대해 올 연말까지 시행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올해 디지털세 강행 방침을 밝힌 영국과 이탈리아에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므누신은 이탈리아와 영국이 구글, 페이스북 등에 대한 세금을 강행하면 미국의 보복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박지현 기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