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시위대·경찰 충돌로 10명 사망

뉴시스

입력 2020.01.22 09:58

수정 2020.01.22 09:58

[바그다드=AP/뉴시스] 이라크 반정부시위대가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불을 지르고 있다. 2020.01.22
[바그다드=AP/뉴시스] 이라크 반정부시위대가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불을 지르고 있다. 2020.01.2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라크 고등인권위원회(IHCHR)는 지난 20~21일 양일간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적어도 10명이 숨지고 159명이 다쳤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IHCHR는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 이틀간 보안군의 개입으로 수도 바그다드와 디얄라, 바스라, 카르발라 등에서 시위대 10명이 숨졌다"며 "보안군 24명을 포함해 1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알지자지라는 이라크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와 시가전을 벌였다고 표현했다.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거주 지역 주요 도로와 공공기관을 봉쇄 또는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하고자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투석으로 맞서면서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라크 경찰이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IHCHR은 "시위대가 주(州)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를 막고 공공시설과 교육시설을 점거하고,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공공시설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FT는 바그다드에서 항구로 가는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 시위대가 일반적인 물품 운송을 막고 있지만 의약품과 같은 필수품을 운반하는 차량은 통행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물류가 막힌 재계가 정치권에 시위대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력을 가하도록 유도하고자 도로를 봉쇄했다고도 부연했다.

[바그다드=AP/뉴시스] 전날 이라크 보안군과 충돌로 숨진 시위대의 가족과 지인들이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진행된 장례식에서 이라크 정부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22
[바그다드=AP/뉴시스] 전날 이라크 보안군과 충돌로 숨진 시위대의 가족과 지인들이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진행된 장례식에서 이라크 정부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22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경제난, 공공서비스 부족, 정부의 부패와 무능 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부패와 기득권, 미국과 이란의 영향력에서 모두 자유로운 새 정부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는 지난해 12월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반정부 시위는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살해한 뒤 미국과 이란간 분쟁에 관심이 쏠리면서 한때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친이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보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이 새 총리를 임명하지 못하자 지난 17일 바그다드에서 다시 시작돼 남부 전역으로 확산됐다.

FT는 시위대가 보복 위험이 높아졌음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24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들이 대규모 집회 '백만 대행진'에 자신들의 지지자를 동원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추가 유혈사태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알지자라는 이라크 국영방송을 인용해 바르함 살리흐 대통령이 이번주 새로운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또는 자신들은 모두 죽일 때까지 계속해서 거리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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