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호르무즈 파병 온도차…"결정 존중" vs "결사 반대"(종합)

뉴시스 입력 :2020.01.21 16:38 수정 : 2020.01.21 16:38

민주 "정부 결정, 총체적 국익 고려한 조치" 보수野도 "파병 불가피" 국회 '패싱'은 지적 평화·정의, 강력 반대 "이란 적대 동의 못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발언 등과 관련, 평등한 한미관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통사는 "남북관계 진전을 도모하려는 문재인 정권의 구상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한국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틀 안에 가둬놓으려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규탄했다. 또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50억불 증액 요구, 호르무즈 파병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 도중 정부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2020.01.21.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여야는 21일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결정한 것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일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은 국익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으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이들 야당은 이 과정에서 국회가 '패싱'됐다며 국회 비준 절차를 요구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국회 동의 절차는 차치하고 호르무즈 파병을 사실상 이란의 '적국'으로 참전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파병 자체에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간 정부가 국민 안전과 외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오랜 고심 끝에 해결 방안을 찾은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현 중동지역 정세를 감안,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의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며 우리 군 지휘 하에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호르무즈 파병 관련해 정철재(왼쪽) 소장의 보고에 앞서 자리하고 있다. 2020.01.21. kmx1105@newsis.com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파병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정부의) 작전지역 확대를 통한 지원 결정은 국민 안전과 선박의 안전한 항해 등 총체적 국익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또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의 경제적 이해, 특히 에너지 안보와도 관련된 지역으로 최소 범위 내의 국제적 의무 이행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은 물론 작전 수행 장병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을 당부했다.

여당 소속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절차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작년에 파병동의안이 통과될 때 유사시에 작전 범위를 확대한다는 법적 근거를 갖고 (파병)하는 것"이라며 "선례가 18차례 있었다. 교민들이나 선박이 구금됐을 때 작전 범위를 넓힌 것, 그걸 근거로 (파병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고육지책이지만 국익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본다"며 "특히 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는 우리 국적 선박과 승무원들의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자세로 작전 수행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보수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도 일단 정부의 결정 자체에는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2만5000여명에 이르는 교민의 안전과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호르무즈 파병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020.01.20. photothink@newsis.com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국익을 최대한 고려한 선택이라고 평가한다"며 "파병으로 국민 보호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성주 새로운보수당 대변인 역시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 한미동맹, 대(對) 이란 관계 등 민감한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에 대한 정부의 고뇌를 알기에 이번 청해부대 작전지역 확대 결정 자체는 존중한다"고 했다.

이들 야당은 다만 정부가 국회의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파병 결정 과정에서 제1야당이 철저히 배제된 점은 유감"이라며 "파견지역·임무·기간·예산 변동 시 국회 비준 동의 절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대변인도 "청해부대의 임무 및 작전범위 변경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국회 비준 동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 2019.10.14. kmx1105@newsis.com
권성주 대변인은 "과연 정부가 결정 과정 속에서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라는 단어를 한 번이라도 떠올렸을 지 의문"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국회 패싱'의 끝모를 원-웨이(one-way)에 대한 우려는 분명히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러나 평화당과 정의당은 정부의 파병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명분 없는 전쟁에 참전하는 일이고, 전통 우방 국가인 이란과 적대하는 것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부대의 목적이 변경된 것인 만큼 국회에서 반드시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정부는 명분도 없고 국민과 장병을 위험에 빠뜨릴 염려가 큰 호르무즈 파병을 감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사실상 새로운 파병을 국회 동의도 없이 '파견지역 확대'라는 애매하고 부정확한 절차를 통해 감행하는 정부의 행태는 매우 위험하다"며 "국익과 안전을 위협하는 파병에는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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