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대사에 與 격앙 "자꾸 돌출 발언…조선총독이냐"(종합)

뉴시스 입력 :2020.01.17 16:42 수정 : 2020.01.17 16:42

해리스 "제재 유발할 수 있어…美와 협의해야" 제동 "文대통령 종북 좌파에 둘러싸였다는 보도" 발언도 국회 정보위원장 불러 방위비 50억달러 20번 반복 잇따른 외교적 결례 논란에 여당 직간접 성토 나서 "남북평화에 재 끼얹지 말라…내정간섭 같은 발언"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2019.11.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정진형 윤해리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 구상에 제동을 건 것을 두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적인 성토에 나섰다.

전날 해리스 대사는 서울 관저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대북 개별관광 등 남북 독자협력 구상에 대해 "추후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실무 그룹(working group) 을 통해 운영하는 게 낫다"면서 "이에 따른 행동은 미국과의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한국을 동맹국이 아닌 마치 속국 대하듯 하고 있으며 외교적으로 지켜야 할 선도 넘었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이번 한번 뿐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미동맹에도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해리스 대사는 발언을 할 때 본국 정부에 물어보고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 자꾸 그렇게 돌출적인 발언을 해서 남북 평화·번영에 재를 끼얹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해리스 대사의 월권이다. 대북 제재의 결정 권한은 유엔에 있지 미국 대사에게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개별관광이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국제사회가 다 인정하는 바이다. 미국 대사의 발언으로 한미관계와 한국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해리스 대사를 겨냥한 공개적인 비판도 줄을 이었다.

국회 외통위 교통일위원회 소속 송영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사가 무슨 조선총독이냐"며 "대사로서 위치에 걸맞지 않는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은 국무부의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리스 대사가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했으니 외교에는 약간 익숙하지 않는 게 아닌가"라며 해리스 대사의 역량에 의문도 제기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제재의 잣대를 들이댄 데 대해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면서 "개별관광은 제재 대상도 아니며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1.17.kkssmm99@newsis.com
설 최고위원은 "대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때로 과감하게 돌파해나간다면 멈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 개별관광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남북 독자협력 구상에 힘을 실었다.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주권국이자 동맹국인 미국의 주한 대사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남북협력을 위한 그 어떤 발언도 한국과의 실무 대화를 통해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은 주권국 간에 지켜야 할 범절을 충실히 지키는 예의지국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직후 해리스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리스 대사는 본인의 발언이 주권국이자 동맹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오해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깊은 성찰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납득할 만한 인상 근거를 미국 정부가 제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의 이익만 앞세우는 분담금 논의에서 벗어나 합리적 태도를 취하기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70년 가까운 한미동맹의 가치는 매우 소중하지만 동맹에게 일방적 요구를 강요하는 것은 동맹의 근간을 위협한다"며 "일방적인 분담금 요구로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 9월 대사관저에서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지난 11월에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으로 50억달러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20번가량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에서 "정말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안규백 국방위원장), "이때까지 만나본 대사들 중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 봤다"(이재정 대변인) 등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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