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대사의 거친 입…우리 대북정책 또 제동 발언

뉴스1 입력 :2020.01.17 12:18 수정 : 2020.01.17 13:03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국내에서 입길에 자주 오르고 있다. 그의 언행과 처신에선 외교관들 특유의 수사적 모호함과 예의바름, 절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통일부는 17일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언급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된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지만, 외교부는 아직까지 관련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미국과의 사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해 또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해리스 대사는 이례적으로 주재국 정상을 거론하며 자국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는 고무적"이지만 "낙관론을 행동에 옮길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의 직설적 화법과 논쟁적 발언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5가지 남북협력사업을 제안하자 같은 날,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든지 남북관계든지 답방이든지, 양 동맹국은 긴밀히 함께 일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또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 저는 한국이 그곳(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원장 이혜훈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선 직접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한국 측이 내야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20여 차례 하기도 했다. 당시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에 대해 "오만하다"며 "이때까지 (여러) 대사들을 만나봤지만,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 봤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0월 진보 성향의 대학생들이 주한미국대사관저를 월담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땐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청와대 고위 당국자에게 강한 어투로 역정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진전 구상에 대해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현한다"며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관계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일 해리스 대사가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구했다는 질문에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대해서 청와대에서 일일이 답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교가에선 해리스 대사가 군 장성 출신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충성하는 모습을 지나치게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미군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해군 대장 출신이다.

해군이었던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한 해리스 대사는 자신에 대한 비난의 상당 부분은 출신 배경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16일 외신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출신 배경 때문에 여기(한국) 미디어들, 특히 소셜미디어들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내 콧수염은 어떤 이유로 여기에서 일종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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