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측 "미중 합의, '관리 무역' 같아...WTO 규정 위반일수도"

뉴시스

입력 2020.01.17 03:53

수정 2020.01.17 03:53

무역담당 위원 "문제 있다면 법적 조치...우리 이익 지킬 것"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앞으로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31조 6000억 원)어치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2020.01.1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앞으로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31조 6000억 원)어치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2020.01.16.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의 필 호건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일 수도 있다며 법적 공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건 위원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 "아직 문건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할 것이며 만약 WTO 준수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WTO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WTO가 강조하는 자유로운 통상에 기반하기보다는 '관리 무역'(managed trade)으로 보인다면서 "발표된 합의안이 과연 WTO와 호환되는지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합의가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보다 미국 업체인 보잉의 중국 판매를 유리하게 만드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호건 위원은 "사안을 WTO로 가져가는 게 우리가 흠잡기를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그런 인상을 조성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도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EU 고위 관계자는 EU 집행위원회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내용을 분석하려면 수일이 걸릴 전망이라며, 법적 문제가 제기될 경우 회원국들이 다음 조치를 논의하는 데도 수주에서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와 함께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중국은 앞으로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입하기로 했다.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미국산 제조품에는 항공기도 포함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지난달 예정됐던 추가 관세를 이미 철회했다. 12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15% 관세도 7.5%로 인하했다.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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