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플랫폼 노동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6 17:15 수정 : 2020.01.16 17:15
"인터넷이 없던 시대, 10분간 당신을 위해 앉아 일하다가 그다음 10분간은 다시 해고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해졌다."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 클라우드플라워 대표가 최근의 노동형태를 두고 표현한 말이다. 특정한 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플랫폼)만으로 일감을 구하고, 임금은 월급이 아니라 일회성 보수를 받는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설명이다.
주로 배달, 대리운전, 가사노동 종사자들이다.

4차 산업혁명의 진화 속에 등장한 이 플랫폼 노동은 향후 그 층이 더 두꺼워질 것이라는 점에서 미래형 노동으로 봐야 한다. 사용자 측에선 노동자 직접고용 없이, 훈련비용도 들지 않고 외부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으니 이보다 편한 게 없다. 자유롭게 편한 시간에 언제든 고용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업대기자들은 누구나 잠재적 플랫폼 노동자가 된다. 구체적인 규모를 보면 한국고용정보원 추정으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50만명이었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약 2%에 해당한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5일 공개한 이들 노동종사자의 인권실태조사 결과는 지금의 이 새로운 노동형태에 대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절실하다는 걸 일깨워준다. 조사에 응한 플랫폼 노동자 64%가 다른 직업 없이 플랫폼 노동만 하고 있으며 월평균 소득은 152만원이라고 답했다. 플랫폼 노동으로 버는 소득은 전체 개인소득의 4분의 3이나 됐다. '전업' 플랫폼 노동자가 많다는 뜻도 된다.

이들의 법적 지위와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음식주문 앱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는 노조를 결성,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처음 인정한 노동부와 법원 판단도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낮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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