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CES 2020, 데이터 시대를 열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6 17:15 수정 : 2020.01.16 20:14
새해 벽두 세간의 화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였다. 이번 CES 2020은 전 세계 4500개 기업이 참가하고 18만명이 참관해 올 한 해만이 아니라 새로운 10년의 기술 추세를 전망한 매우 의미 깊은 전시회였다. 우리나라도 역대 최다인 390개 기업이 참가하고 1만명 가까운 참관자가 CES를 찾았다. 특히 우리나라 참여기업 중 절반이 넘는 200개 기업이 스타트업들로 CES의 스타트업관인 유레카파크에서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혁신기술 경쟁을 펼쳤다.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돋보이는 제품과 기술로 전 세계에서 온 18만 참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 참관자들은 물론 미디어를 통해 관람한 많은 국민들에게 우리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고취시켜 준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겠다. 이와 동시에 많은 약점과 문제점도 노출돼 이의 해결을 위한 디지털 전환 기반의 국가적 디지털 혁신에 가일층 박차를 가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이번 CES 2020의 미래 비전은 '데이터 시대 진입'으로 시작한다. 데이터의 원천인 사물인터넷(IoT)이 또 다른 IoT(사물인텔리전스)로 진화하면서, 연결 중심의 사물인터넷에 지능을 추가한 사물인텔리전스가 향후 기술 추세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5세대(5G) 통신의 상용화로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 가능해지면서 실시간 데이터 공급이 이뤄지고 이를 인공지능(AI)이 처리해 원하는 솔루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즉, 사물인터넷에 5G, AI 기술이 더해진 사물인텔리전스는 테크기업만이 아니라 이제 전통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 돼야 한다.

CES 2020에서는 그중에서도 '모든 곳에 AI(AI Everywhere)'라는 슬로건처럼 AI 활용의 확대가 두드러졌다. 구글, 아마존, 애플이 사용자 접점으로서 중요성이 큰 음성인식 기반의 AI 스피커 시장을 사실상 평정하고 안면인식, 사물인식, 빅데이터 분석 등 AI 적용을 확대해가며 플랫폼 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LG 등 ICT기업은 물론 항공, 건설, 화장품 등 전통기업까지도 AI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오피스,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등 AI는 우리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사물인텔리전스를 만드는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나 사물인텔리전스를 통해 만들어지는 비즈니스모델 혁신이다. 특히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은 물론,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모델을 통한 제품의 서비스화로 종래의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업의 경계가 무너지며 서로 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 제조업인 자동차산업이 AI, 5G 기반의 사물인텔리전스를 통해 자율주행,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융합된 거대한 미래 모빌리티산업으로 발전할 전망이고, 이번 CES 2020에서도 이 추세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우리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도 이러한 CES 2020의 기술 추세에 대응해 종래의 제품 중심에서 탈피해 사물인텔리전스 역량 확보를 통한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은 물론 데이터 기반의 제품·서비스 융합 등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 대·중소기업, 스타트업의 협업을 통한 기술 및 비즈니스모델 혁신으로 기업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경쟁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하는 전략적 기민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혁신하자, 대한민국!

주영섭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前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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