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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인수 KB·MBK·한앤컴·IMM '4파전'…우리는 빠져(종합)

뉴스1

입력 2020.01.16 16:32

수정 2020.01.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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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매각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서 KB금융지주와 PEF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추진 중인 미국파이낸셜과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이달 중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입찰은 다음달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가진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유력 인수 후보인 KB금융은 대형 생보사 인수를 최우선 M&A 과제로 삼고 있다. 인수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며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이미 생보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산 기준 생보업계 10위권 밖이어서 금융지주 몸집에 걸맞지 않았다. 같은 맥락에서 KB금융은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인수를 두고 협의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KB금융은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을 신한금융에 내주며 자산 기준 2위 금융지주로 물러나 절치부심 중이다.

KB금융과 함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여겨졌던 우리금융은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자본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9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1.44%로 14~15% 수준인 신한·KB·하나 등 대형 금융지주보다 낮다. 우리금융은 올해 중 내부등급법(해당 금융회사의 특성을 반영해 산정)이 승인돼야 BIS비율이 2% 내외 상승해 대규모 인수자금 실탄을 갖출 수 있다.

또 한편에서는 우리금융이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등 금융사고에 대응 탓에 푸르덴셜생명 매각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봤다. 부족한 자본력은 재무적 투자자(FI)로 해결할 수 있지만, 금융사고 수습 탓에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이 보험사보단 증권사 인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적당한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까지 실탄을 아끼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보험사보다는 증권사 등 다른 업종의 인수를 더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권에선 생보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월 금융지주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은행 비중이 90% 이상이어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금융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는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한다. IB업계에서는 강력한 자본력으로 사모펀드가 금융지주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에 나서고 있어 사모펀드가 푸르덴셜생명을 안고 있으면 투자회수도 어렵지 않아 더욱 힘을 쏟을 것이란 의미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신한금융지주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매각해 2조원에 육박하는 차익을 남긴 경험이 있다. 다만 당시 '2년간 경업금지' 약정을 맺어 오는 9월까진 원칙적으로 인수가 불가능하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시점을 인위적으로 9월 이후로 맞춰야 인수가 가능하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금융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IMM PE는 교보생명, 우리금융 등에 투자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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