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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협상 韓美 6차회의도 타결 실패..남은 과제는?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6 15:52

수정 2020.01.16 15:52

외교경로 통해 7차 회의 일정 조율 예정
한·미 양국 간 입장차 팽팽한 대립 상황
호르무즈 파병안 "협상에서 논의 안됐다"
양측 '창의적 해법' 만들기 험로 예상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지난 13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지난 13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미 시한을 넘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가 6번째 회의에서도 타결에 실패했다. 그동안 대화를 통해 상호 간 입장에 대한 이해의 정도는 높아졌지만 "더 많은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미측과 방어에 나선 우리측의 입장이 아직도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외교부는 6차 회의가 타결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한·미 양측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확대했지만 아직까지 입장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경로를 통해 향후 7차 회의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15일(현지시간) 한·미는 장장 12시간에 걸쳐 회의를 가졌다. 정부는 그동안 SMA 틀 속에서 주한미군에 고용원의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를 냈지만 미국 정부는 이 항목 외에 추가로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역외 훈련에 드는 비용까지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측의 입장차도 이 부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지난 13일 "우리가 동맹으로서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창의적 대안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이번 6차 회의는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11차 SMA는 지난해 연말까지 마무리를 지었어야 할 협상이고 현재 '협정 공백' 상태다. 또 최근 한·미 정부의 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당국자들이 잇달아 만나 협상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다.

또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에서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이에 우리 정부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 구상과 관련, 파병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도 방위비 협상 전반에 도움이 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타결 가능성에 긍정론을 실었다.

하지만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방위비 협상에서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된 논의는 한·미 대표단 사이에 오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맹기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호르무즈 파병이 논거로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맹국인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은 미국 입장에선 이란 압박에 대한 명분을 실어줌과 동시에 이 지역에 투입되는 미군의 비용을 부담을 덜어준다. 따라서 방위비 협상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우리 협상단의 동맹기여 의견 개진에는 힘이 된다.

일단 한·미는 7차 회의에서도 공방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협상이 한국과 미국을 번갈아가며 이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6차 회의가 미국에서 있었던 만큼 7번째 회의는 내달 다시 한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다만 7차 회의에서도 한·미 간 협상은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은보 대사가 '창의적' 해법을 언급한 것에 대해 "SMA 틀 내에서 우리의 동맹기여 부분을 충분히 설명해, 미측을 이해시키는 것이 협상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창의적 해법 마련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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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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