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카드 꺼낸 英·佛·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5 17:44 수정 : 2020.01.15 20:26

"핵합의 위반" 분쟁조정 착수
이란, 항의 하면서도 대화 의사
러 "무분별한 결정" 美 "찬성"

유럽이 이란을 상대로 핵합의 분쟁조정절차를 시작하면서 참여국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측은 항의와 동시에 대화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는 반대를, 미국은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유럽 국가들의 결정이 "심각하고 강력한 반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같은날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관영 IRNA통신을 통해 핵합의를 보존을 위한 "어떠한 선의나 건설적인 노력에 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핵합의가 무너지는 가운데 줄곧 중국과 함께 이란편을 들었던 러시아는 유럽의 움직임에 반대했다. 러시아 외무부 성명에서 유럽 3국의 분쟁조정절차에 대해 "해당 조치에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이 "무분별한 결정"으로 새롭게 긴장을 유발하고 원래 계획했던 핵합의를 "이룰 수 없게 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반면 그간 이란 문제를 놓고 유럽과 대치했던 미국은 이번 조치를 크게 환영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유럽 3국이 옳은 행보를 택했다"라며 "관련국들은 이란 정부가 지속적인 지역 불안정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국무부 성명에서 "문명화된 세계는 이란 정부에게 그들의 테러와 살인, 혼란 계획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는 분명하고 단일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및 독일과 핵합의를 체결한 이란은 합의에 따라 서방의 제재 해제 대가로 핵무기 재료가 되는 농축 우라늄 생산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 2018년 5월에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한 뒤에도 약 1년간은 합의를 지키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핵합의 조항을 어겼다.

이란은 미국이 이달 3일 이라크에서 이란 장성을 암살하자 핵합의 조문에 적힌 대로 5단계이자 최후의 대응 조치를 하겠다며 더 이상 핵합의를 따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핵합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14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분쟁조정절차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조정 절차는 핵합의 36조에 규정된 내용으로 어느 한쪽이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때 합의국간에 공동위원회를 따져 시비를 따지는 과정으로 해당 절차에서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엔과 유럽연합(EU)이 과거 부과했던 이란 제재가 복원될 수 있다. 3국 외무 장관들은 조정절차와 관련해 핵합의 보존이 최우선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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