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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 "대북제재 예외 관광사업 추진"..폼페이오는 호르무즈파병 요청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5 15:21

수정 2020.01.15 15:21

"북미교착 상황에서 남북이 할 것은 하겠다"
美 대북 최대압박 기조 속 상당한 파장예상
康외교 "미측도 韓의지·희망사항 충분히 이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 외교부 제공=뉴스1 /사진=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 외교부 제공=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의 예외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했다.

북·미 관계가 완전 교착에 빠진 가운데 남북이 제재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최대압박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강 장관은 미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정 시점에서는 북·미 먼저 나갈 수도 있고,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관계와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남북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대화를 하며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우리 정부의 새 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이런데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고, 미측에서도 우리의 의지와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정부의 구상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는 지는 미지수다.

그는 "이런 구상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가는 것이고 미국도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해를 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개별 관광에 대해 "원칙적으로 차원에서 문제가 없고, 많은 나라가 개별관광을 허용하는데, 우리 국민은 아직 못 가는 건 우리 스스로를 제약하는 것이고 그런 의식에서 (이 구상이)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국무회의를 통해 밝힌 올해 대북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개별 관광은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고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한도 알고 있으니 우리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 체제에서 그동안 남북경협의 양대 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단체관광 재개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회적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남북 대화를 다시 열고, 이를 통해 북·미 대화와 비핵화 협상 전반에 탄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전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 역시 대북 종교·시민단체 대표와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새해를 맞아 정부는 북·미 관계 해결을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9개월여 만에 만난 한·미 외교수장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상황이 관리되고 있다는 점, 아직 북·미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평가하고 한·미 공조를 강화하나가자는데 합의했다.

또 중동 문제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국제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며 사실상 파병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이 "파병을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논의 진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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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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