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무단 폐원, 원생·학부모에 배상”…법원, 설립자 배상 인정

뉴스1 입력 :2020.01.15 11:21 수정 : 2020.01.15 11:21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를 촉구하며 무기한 개학 연기 및 폐원 투쟁 검토를 밝힌 3일 교육청 조사 결과 개학연기를 알린 서울시내 한 유치원에 개인재산 침해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9.3.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유재규 기자 = 학부모 동의 없이 사립유치원을 일방적으로 폐업한 경우 원아와 학부모가 입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사립유치원이 회계 비리를 저질렀을 때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유치원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과 맞물리며 주목되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민사6단독(판사 송주희)이 경기 하남 모 유치원 원생과 학부모가 유치원 설립자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유치원 무단폐원 당시 재원 중이던 원생 5명에 대해 1인당 30만원, 이들의 부모에게는 20만원씩 각각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치원을 무단 폐원함으로써 재원 중이던 원고 유치원생들과 그 학부모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2018년 9월과 10월께 건물 노후화와 본인의 건강 등 개인사정을 이유로 2019년 3월 1일자로 유치원을 폐원한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또 비슷한 기간 관할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도 3차례에 걸쳐 유치원 폐쇄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은 학부모 3분의 2 이상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신청을 모두 반려했다.

이후 박 씨는 학부모에게 통보한대로 2019년 3월 1일부터 유치원을 운영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아교육법을 위반해 폐쇄인가나 변경인가를 받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포함하는 벌칙을 두고 있는데도 학부모 동의를받지 않고 유아 지원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채 폐쇄인가를 신청하고 반려됐음에도 유치원 폐쇄를 강행했다”며 “재학 중인 원고 유치원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고 학부모들 역시 자녀들을 급히 전원시키는 등 재산·비재산상 피해를 봤음이 자명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유치원에서는 이보다 앞선 같은 해 4월 부실급식 및 보조금 부당 수령 등에 관한 고용 원장의 내부 고발이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반발, 폐원을 통보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한편 국회는 지난 13일 20대 국회의 첫 번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인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립유치원들은 회계 비리를 저지를 경우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비리를 저지른 사립유치원 처벌이 강화되고 유치원을 세울 수 있는 설립자의 자격요건도 높여 유아교육의 질이 개선될 전망이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 운영과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게 골자다. 특히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사적 용도로 사용했을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조항을 담았다.

이제까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사립유치원이 교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해도 반납 등 시정명령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형사 처벌까지 가능해져 회계 비리를 좀더 강하게 제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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