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년기획] NH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농협은행 인수 첫 해외법인...'농업금융' 차별화로 현지 공략"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4 18:51

수정 2020.01.15 00:06

금융강국, 신남방에서 길을 찾다
4.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과열 시장 감안 
'상업+농업금융' 차별화 전략 구사
농업부문 대출 전체의 22%
모은행 농협은행으로부터의 자금조달력 탄탄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수도 프놈펜 공항에서 상당히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대부분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진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1층 정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수도 프놈펜 공항에서 상당히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대부분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진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1층 정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2층 실무부서는 개방형인 다른 은행들과 달리 폐쇄형인 업무공간이다. 현재 이 곳의 직원은 약 250명이며 마케팅, 리스크부서 등 다양한 부서들이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2층 실무부서는 개방형인 다른 은행들과 달리 폐쇄형인 업무공간이다. 현재 이 곳의 직원은 약 250명이며 마케팅, 리스크부서 등 다양한 부서들이 있다.
【프놈펜(캄보디아)=최경식 기자】 NH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농협은행이 M&A(인수·합병)를 통해 설립한 첫 해외법인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존재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지난 2018년 8월 현지 소액대출기관(MFI)인 사믹(SAMIC)을 인수한 후 9월 공식 출범했다. 이 당시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현지 출범식에 참석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농업부문 대출이 전체의 약 22%를 차지하는 등 '농업금융'에 특화돼 있는 것이 주목된다.

■현지시장 과열...특화 사업모델 적용
수도 프놈펜 공항에서 약 4km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에 가서야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만날 수 있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대부분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마케팅·프로젝트 부서에서 근무하는 현지인 직원 엄솜낭(남·42)씨는 이것이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농협은행은 지방에서 강하다고 들었다"며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수도 중심부와 떨어진 외곽에 있는 지역이나 농촌 등으로 파고들어가서 현지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재 캄보디아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의 수많은 금융사들이 진출하고 있다. 재작년엔 중국계 부동산 개발회사인 프린스 그룹이 은행업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경쟁이 점점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한 해외 큰손들과 대도시에서 정면으로 경쟁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게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만이 가진 특성을 무기로 다양한 차별화를 꾀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리스크부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지소빠르(남·32)씨는 "상업과 농업금융이 결합된 농협은행만의 특화된 사업모델을 현지에 활발히 적용 중"이라며 "특히 캄보디아가 예로부터 농업에 기반을 둔 국가인 만큼, 지방 농촌에 있는 현지인들에게 대출 확대 등 실제적인 혜택을 주고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출범식에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 여섯번째), 오낙영 주캄보디아 한국대사(왼쪽 다섯번째), 끗 소바나리스 캄보디아 중앙은행 감독국장(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2018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출범식에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 여섯번째), 오낙영 주캄보디아 한국대사(왼쪽 다섯번째), 끗 소바나리스 캄보디아 중앙은행 감독국장(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신년기획] NH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자금조달력 탄탄...활발한 사회공헌
또한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한국에 있는 모은행인 농협은행으로부터 조달되는 자금력이 든든한 뒷받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소빠르 부장은 "기타 금융사들 대비 저렴하게 자금 조달이 가능해 비교적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금융사들에게 큰 부러움을 사고 있는 측면"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출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서준용 법인장은 "초기 비용이 적잖게 소요됐지만 출범 초기 예상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뒀고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냈다"며 "2020년엔 더 많은 수익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는데, 이 또한 매우 중요한 시장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업에 생소한 지방 현지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사회공헌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비정부기구(NGO)와 더불어 식수 공급 시설 및 화장실 개조 비용 등을 대출해주는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지점에 각 지역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인 '신토불이 창구'를 운영해 현지 농가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 법인장은 "단순히 수익만을 쫓는 사업 구조가 아닌 차별화된 전략으로 농협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면서 캄보디아 농민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부분에서 국내 사업과는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 한국의 농협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방안에 대한 모색을 지속하고, 지방에의 투자 유치 및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현지인과 정부기관 등에서 농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더 많이 쌓여가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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