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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당첨은 로또" 서울 미친 청약가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4 18:01

수정 2020.01.14 19:30

작년 1월 37.7점→12월 60.5점
강남구에는 79점 단지도 등장
상한제 이후 강북권까지 폭주
30대 실수요자 청약절벽 내몰려
"아파트 당첨은 로또" 서울 미친 청약가점

서울 강남구 개포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 프레지던스자이' 청약가점 최고점이 79점을 찍으며 올해도 서울의 '미친 청약가점'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가점 79점은 만점인 84점에서 단 5점이 부족한 점수다. 무주택기간 15년 이상(만점 32점)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만점 17점)을 모두 채우고도 부양가족 5명(만점 35점 중 30점)이 있어야 가능하다.

소위 '강남의 로또단지'가 청약가점 70점을 넘긴 경우는 지난해에도 수차례 있었다. 최고점 79점도 지난해 10월 분양한 '르엘 신반포' 등에서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서울에서 '분양 깃발'을 꽂은 모든 단지들이 '로또분양'으로 변신하며 청약가점을 무섭게 밀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처음 예고했던 작년 8월 이후에는 강북의 단지들도 청약가점이 무섭게 치솟았다. 이에 따라 도저히 가점을 채울 수 없는 30대 실수요자들은 서울 밖으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건설업계 및 직방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커트라인인 '월별 평균 청약최저가점(커트라인)'은 1월 37.7점에서 12월에는 60.5점까지 무려 60% 이상 올랐다.

청약가점 60점은 단순히 계산하면 무주택 10년에 청약통장 10년의 수요자(34점)가 부양가족 5명(30점)을 확보해야 가능한 점수다. 이에 반해 작년 1월 기준 37.7점은 부양가족이 없는 30대 독신이어도 5점의 가산점을 적용받은 39점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점수다.

서울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청약가점 인플레'는 지난해 추이를 보면 공급부족 우려감이 확산되는 것과 등락을 같이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는 의도와 달리 로또단지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기능을 하며 상승폭을 키운 측면이 많다.
실제 서울의 월별 청약최저가점은 상반기에는 5월 60.8점을 제외하고 35점에서 50점 선에 머물렀다가 분상제 이슈가 불거진 8월 62.4점, 9월 63.5점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 기간 청약가점 상승은 강남에서 강북으로까지 서울 전체로 확산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모든 아파트가 '로또'가 된 데는 공급이 부족해 신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데 분양가는 규제로 묶이다보니 분양이 곧 차익으로 인식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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