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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檢 인사권, 장관·대통령에…윤석열, 인사프로세스 역행"

뉴스1

입력 2020.01.14 11:12

수정 2020.01.14 11:12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김정률 기자,이형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 논란과 관련해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세 번째 신년기자회견에서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는 법무부의 검찰 간부 인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의견 제시를 놓고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은 데 대해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청법에도 검사 보직에 관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돼 있고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인사에 관한 의견을 말해야 할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와서 말해달라'고 하면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3의 장소에 명단을 가져와야 할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달라진 세상인 만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도 검찰총장의 의사 개진과 법무부 장관의 제청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 한건으로 윤석열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찰의 권력은 막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제도적인 개혁 작업으로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조금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권력이 막강하다"며 "검찰뿐만 아니라 (권력기관은) 초법적인 지위를 누리기 쉽기에 (이를) 놓으라는 것이 개혁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개혁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줘야만 수사 관행뿐 아니라 조직문화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공정성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은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로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 받는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고쳐나가는 일에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준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검찰 개혁과 청와대에 대한 수사가 맞물리면서 권력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검찰 개혁은 정부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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