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위해 남·북·미 군사훈련 잠정 중단해야"

뉴시스 입력 :2020.01.14 10:00 수정 : 2020.01.14 10:00

박원순, 美외교협회서 '평화를 향한 서울의 전진' 주제로 연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3가지로 압축…문정인이 연설문 감수해 "日도쿄올림픽 평화개최 위해 2022년까지 적대행위 중단해야" "중차대한 시기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요구 과도" "굳건한 한미동맹 위해서라도 서로 납득할 수 있게 조정 돼야" "대북제재 北 대화로 이끌기보다 반발케 해…전략적변화 필요" 美 한반도전문가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과 좌담회 진행해 연설 후 워싱턴 정가 외교 인사 등 30여명과 직접 질의응답도

[워싱턴D.C.(미국)=뉴시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외교·안보 분야의 권위있는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좌담회에서 '평화를 향한 서울의 전진'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0.01.13. (사진=서울시 제공)
[워싱턴D.C.(미국)=뉴시스] 윤슬기 기자 =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궁극적으로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해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 기간까지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과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외교·안보 분야의 권위있는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으로 협회 워싱턴사무소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해 "올해를 서울평화프로세스의 원년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해 한반도 주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들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평화를 향한 서울의 전진'을 주제로 5분간 영어로 연설했다. 박 시장 연설문은 외교·안보 전문가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감수를 거쳤다.


박 시장은 이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연구원과 1시간 가량 '한반도 평화'를 화두로 좌담을 진행했다. 미국 내 한국 전문가 등 30여명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스콧 시먼 유라시아 그룹 아시아 국장, 수 킴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 김민정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DC사무소장, 김연호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CFR는 미국 전·현직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외교·안보 정책 싱크탱크로, 1921년에 설립됐다. 저명 정치인, 정부 관료, 경제계 지도자, 법조인 등 4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박 시장이 미국외교협회 초청 연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4년에 순방 때도 초청을 받은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3가지 방안으로 ▲2021~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 여부가 결정되는 중차대한 시점인 만큼 한반도 주변 군사훈련 중단 ▲미국정부도 군사전략적으로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한미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분담금 조정 ▲현재 대북제재가 오히려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보다는 반발하게 만들고 있는 만큼, 대북제재의 전략적 변화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워싱턴D.C.(미국)=뉴시스]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과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스콧 스나이더(오른쪽에서 첫번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이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13. (사진=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연설에서 "올해 7월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지금부터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 기간까지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과 한미 정부가 군사훈련을 포함한 일체의 긴장고조와 적대행위들을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의 기조 위에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동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고 이념과 갈등을 뛰어넘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평화생태계를 살리고 유지하려는 서울의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평화야말로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출발선이자 종착점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며 "올해 한반도 상황의 창의적 전환을 위해 10월 중순을 '서울평화주간'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평화포럼 개최를 통해 세계 현인들과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실현할 지혜를 나누겠다"며 "동시에 1985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던 감동적인 휴머니즘의 노래,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올해 서울의 상암 월드컵스타디움에서 평화의 노래로 재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땅에 다시는 그 어떤 전쟁도 허용할 수 없다"며 "긴장과 갈등 무력충돌은 서울시민의 안전은 물론이고 경제번영까지도 위협하고 있는데,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이자 곧 서울디스카운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대화'는 선택이 아닌 평화로 가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분단이 시민들의 안녕과 서울의 성장과 번영을 저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서울시장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생태계를 복원하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공공외교와 도시외교 차원에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는 유엔지속가능발전 목표(UN SDGs) 실현과 인도적 차원에서 대동강 수질개선 협력사업,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는 물론, 다양한 인도적 지원과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서울시의회의 동의를 거쳐서 남북교류협력기금 약 4027만 달러를 확보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그러나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대북협력사업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현실은)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대북협력 사업조차 추진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특히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대북협력 사업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례로 지난해 5월 유엔 WFP(유엔세계식량계획) 데이비드 비슬리 사무총장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요청 받고, 대한민국 지방정부 역사상 최초로 유엔 WFP에 100만 달러를 공여했다"며 "그런데 WFP공식 계좌(CITI BANK 런던)로 송금을 하려고 하니, 이미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WFP의 인도적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을 걱정하는 국내 은행들이 송금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했다.

또 "남북간의 스포츠 교류마저도 직접하기 힘든 상황으로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친선탁구대회를 러시아와 공동으로 열어 북한을 간접적으로 초청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순신 장군의 유적이 있는 나선-녹둔도 북방유적 발굴사업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과 공동작업을 할 수 없어 러시아를 통해 우회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미국 정부가 이런 제재의 한계 속에 놓인 민간교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보다 진전될 수 있도록 좀 더 분명하게 나서주길 바란다"며 "수단이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제재만으로 굴복한 나라는 없다"며 "그동안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면, 이제는 제재의 변화를 통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인해 대북제재를 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과 같은 과도한 요구는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도 방위비분담금은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동맹이 상호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어떤 국가전략도, 안보기반도 양국 국민의 상호신뢰와 지지 속에서 유지되고 담보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그 중심에 남북정상이 합의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가 있다"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왔듯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불러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결정은 2021년, 혹은 2022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평양과의 공동개최를 위해 지금 당장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거대한 꿈과 불굴의 의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오늘날 세계 최강의 미국을 만들었다"며 "대한민국 역시 일제로부터의 해방, 독재 극복, 그리고 놀라운 경제성장을 미국의 협력과 동맹의 기반 위에서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 위대한 정신과 강력한 동맹은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열어갈 한반도 평화는 곧 동북아 평화로 그리고 세계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미국)=뉴시스]윤슬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으로 좌담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과 '한반도 평화'를 화두로 좌담을 진행했다. 2020.01.13. yoonseul@newsis.com
박 시장은 연설 후 이어진 좌담회에서 '서울시가 남북협력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묻는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질문에 "서울시가 남북협력기금을 2004년부터 현재까지 누적된 금액이 약 5170달러이고 남아있는 돈이 4080만 달러"라며 "이 돈은 기본적으로 제재가 있는 상태에서도 인도적 지원 등 문화적 교류 등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가능한 인도적 지원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유엔과 국제사회, 미국 정부가 약간은 (제재가) 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이라며 "유엔 제재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아주 최소한의 인도적 교류나 스포츠 교류 등은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도 그 당시에 적대행위 금지하고 군사훈련 중지한 것이 결국 부분적이긴 하지만 남북한 단일팀을 만들게 됐다"며 "그것을 시발점으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동경올림픽도 만약 남북대화가 잘 돼서 단일팀이 형성된다면 아마 또 다른 새로운 평화의 물결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현재 한일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박 시장이 제안한 도쿄올림픽 관련 제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한국과 일본도 사이가 좋지 않다"면서도 "적어도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서만은 적극 협력해서 아주 평화적으로 동계올림픽이 열려야 한다는 것에는 확고히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4월29일 서울에서 아주 큰 케이팝(K-POP)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도쿄도지사가 와서 서울시민과 국민들을 상대로 도쿄올림픽에 초청하는 그런 메시지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며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베이징, 서울, 도쿄가 함께 조직해서 도쿄올림픽 개최 전 도쿄에서 연주회를 여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독일이 과거에 대해 명확히 사과하고 또 명확히 희생자들에 대해서 배상하는 등 유럽 전체 평화 설계자 혹은 운영자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을 보면 이런 점에서 일본이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한국인들이 일본을 무조건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증거로 서울의 한 구청장이 '노재팬(NO JAPAN)'이라는 패널을 거리에 걸었는데, 비판여론이 있었다. 일본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지 일본사람을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합리적으로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만큼 얼마든지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인도적 기금을 북한으로 보낼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 기금을 받도록 설득할 방안이 있느냐'는 스콧 시먼 유라시아그룹 아시아 국장의 질문에 박 시장은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전면적인 해결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에 많은 것을 의존하면서 우리 정부와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성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 조치의 엄격성 때문에 북한에 대한 어떤 인도적 지원이 불가한 것이 한 원인"이라며 "서울시 입장에선 2032년 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기 위해선 2021년이나 2022년부터 유치운동을 공동으로 해야 하는 절박감을 갖고 있는 만큼 현재 차단된 남북대화, 인도적 지원 등이 빨리 풀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물론이고 미국정부와 유엔과 국제사회가 조금만 노력하고 합의를 이뤄나간다면 가능한 일이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워싱턴D.C.(미국)=뉴시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으로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에 참석해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0.01.20. (사진=서울시 제공)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이날 좌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 국방부장관이 최근 비슷한 사례로 미국의 공군훈련을 잠시 유보한 사례가 있고 북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미협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런 맥락에서 박 시장의 제안대로 군사훈련을 잠시 유보하는 것이 북미간의 협상에서 하나의 변화의 잠재력은 있으므로 충분히 고려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유치 성공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공동올림픽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성공한 케이스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만약 남북이 진정성을 갖고 함께 노력해 창의적인, 건설적인 안을 제시할 경우엔 아마 올림픽위원회가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여기서 관건은 북한의 의지가 중요한데 북한이 과연 이러한 공동올림픽, 남한의 공동올림픽 유치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협조할지 그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이런 건의안이 매우 흥미롭고 어쩌면 대담하다"며 "2032년은 박 시장의 임기 이후이기 때문에 후임자들의 선택과 결정, 의지, 북한의 미래행보에 영향을 받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올림픽 유치안을 적극 추진하는 점에서 박 시장의 제안이 매우 대담하고 창의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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