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솔레이마니 폭살' 실제 美대사관 위협 있었나?…국무부 "못 느껴"

뉴시스

입력 2020.01.14 08:20

수정 2020.01.14 08:20

트럼프, 솔레이마니 폭살 명분으로 "美대사관 4곳 위협" 국무부 당국자들 "위협 인식 못했다"
[털리도(오하이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미 오하이오 털리도의 헌팅턴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2020.01.14.
[털리도(오하이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미 오하이오 털리도의 헌팅턴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2020.01.14.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셈 솔레이마니 폭살 명분으로 내세운 '미국 대사관 공격 위협'과 관련해 국무부에서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는 상반된 발언이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CNN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국무부는 행정부가 솔레이마니를 목표로 삼기 전에 어떤 미국 대사관에도 구체적인 위험에 대한 경고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아울러 두 명의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 "미국 대사관 보안 관련 국무부 당국자들은 4곳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임박한 위협을 인식하지 못했었다"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솔레이마니 폭살을 정당화하며 이란이 미국 대사관 4곳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솔레이마니 폭살 전 전세계 미 대사관에 경고를 보내긴 했지만, 이는 구체적인 대사관을 상대로 한 조치가 아니었으며 '임박한 위협'과 관련되지도 않았다.

한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에 대한 임박한 위협'을 거론하며 솔레이마니 폭살을 정당화한 상황에 대해 "기습을 당했다(blindsided)"라고 묘사했다.
예상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몇 달 간 중동 지역 미 대사관 보안이 강화되긴 했지만, 이는 솔레이마니 폭살에 연루된 조치도 아니었고 소위 '임박한 위협' 상황에서 통상 이뤄지는 추가 조치도 아니었다고 한다.

CNN은 전직 국무부 당국자들을 인용, "국무부는 (위협 임박시) 통상 해외 외교관들의 움직임을 제약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하거나 직원 소개를 적극 고려하는 등 분명한 경고를 보낸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솔레이마니 폭살을 전후해선 이같은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솔레이마니 폭살 명분이 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CNN은 구체적인 위협 대상으로 지목됐던 바그다드 대사관을 포함해 8곳의 중동지역 미 대사관과 접촉해 폭파 등 위협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물었지만 단 두 곳만 응답했다.

이들 두 대사관이 내놓은 답 역시 트럼프 대통령 설명과는 다르다. 전세계 미 대사관을 상대로 한 경고를 받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이라크 내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된 경고였다는 것이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역시 지난 12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대사관 4곳(공격 계획)에 대해선 하나의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미 군 당국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무인기)으로 폭살했다.
이로 인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보복 공습을 가하며 양측 간 관계는 한때 정면 충돌 위기까지 치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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