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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표' 신임 지검장들 "절제된 검찰권" 한목소리

뉴스1

입력 2020.01.13 18:40

수정 2020.01.13 18:54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정부가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부임한 신임 지검장들이 13일 취임식을 가졌다.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수장은 일제히 '검찰개혁'에 방점을 찍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줄곧 강조해온 검찰개혁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동시에 자칫 현 정권 수사를 위축시키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의 관심은 무엇보다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23기)에 쏠렸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 선거개입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의혹 등 현 정권에 대한 민감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2년 후배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층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검찰권을 절제해 행사하고 민생과 관련된 임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지검장은 특히 "수사의 단계별 과정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 절제된 수사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인권보호도 이루어져 종국적으로는 당사자 모두가 수긍하는 수사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절제된 검찰권'을 재차 강조했다.

이 지검장 전임자로 이날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58·23기)은 앞서 지난 10일 열린 이임사에서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도 "정의와 공정, 인권보호의 가치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도 여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전 지검장은 이임식을 끝나고 청사를 떠나기에 앞서 "앞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꿋꿋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주문을 남기도 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검찰무마 의혹을 이끌 고기영 신임 서울동부지검장(55·23기) 역시 이날 취임사에서 겸손하고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검사장은 "검찰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고, 검찰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검찰권을 행사함에 있어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자세를 견지해 나감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남관 전 서울동부지검장(55·24기)은 지난 10일 이임사에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구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사와 공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피아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면서 "정의와 공정은 우리 검찰이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한 바 있다. 조 전 지검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지휘했던 박찬호 신임 제주지검장(54·26기)은 이날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을 위해 적극 노력하자"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헌법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헌법정신을 가슴에 새겨 헌법의 핵심가치를 수호하고 검찰의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4월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상기하며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선거범죄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총장도 신년사를 통해 "검찰총장으로 저는,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에 따라 (검찰가족)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며 헌법정신을 강조, "금품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선거범죄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선거사건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단순히 기계적 균형 추구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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