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스위스 백채널'은 이라크주재 스위스 대사관

뉴시스 입력 :2020.01.12 14:25 수정 : 2020.01.12 14:25

1979년 미대사관 점거사건 때부터 40여년간 막후 채널 역할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공격에 따른 미국인 사상자는 없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무력 대응 대신 이란에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력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01.09.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과 이란이 무력충돌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날 수있도록 막후에서 작동한 '스위스 채널'은 이란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지 몇시간 후 미국 정부가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이란 정부에 암호화된 팩스를 보내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 지난 40여년동안 미국과 이란간의 직접적인 기밀 소통 채널 중 하나로 작동해왔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마르쿠스 라이트너 대사는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보낸 암호화된 팩스 메시지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자리프 장관은 미국을 '깡패'로 부르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내 52곳을 타격 목표로 정했고 문화시설도 폭격할 수있다고 트윗했다. 이에 자리프 장관은 5일 '전쟁범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자리프 장관은 같은 날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그 내용이 이전보다 절제돼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망 후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폭격했지만,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절제된 공격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보복대응 대신 고강도 경제제재 계획을 밝히면서 양국간 긴장은 완화됐다.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은 1979년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령사건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협상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년간 미국과 이란 간에 중요한 채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취리히=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각각 억류하고 있던 상대국 학자를 맞교환했다. 사진은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가 자신의 전용기 앞에서 왕시웨 프린스턴대 대학원생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국무부가 제공했다. 2019.12.08

지난해 12월 7일 이뤄진 이란과 미국의 억류 과학자 맞교환 역시 스위스가 막후에서 중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미국인이자 프린스턴대 대학원생인 왕시웨가 이란에서 석방됐다며 "왕은 2016년 8월부터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류됐다. 우리는 스위스 동반자들이 왕의 석방 협상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 미국 관리는 WSJ에 "우리는 이란과 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고 오판을 피하는데 스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익명의 이란 관리는 모든 외교적 통로가 다 불타없어진 상황에서 스위스 백채널이 '다리' 가 되고 있다면서 "사막에서는 한 방울의 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er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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