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환매 중단 사태' 라임운용, 인력 줄이탈에 '이중고'

뉴스1

입력 2020.01.12 06:17

수정 2020.01.12 06:17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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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2019.10.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2019.10.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박응진 기자 =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라임자산운용이 인력 이탈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이 인력 문제로 사태 수습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고 최고운용책임자(CIO)를 외부에서 채용하도록 하거나 금감원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수탁고 감소로 재무위기"…핵심 임원·사내변호사 등 최근 사임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김 모 주식운용본부 이사, 김 모 부동산본부장, 소 모 기업투자본부장, 임 모 기업투자본부 이사 등 비등기임원 4명이 지난해말 사임했다. 라임은 공시에서 '회사상황에 의한 면직'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이사는 이종필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운용의 헤지펀드 성장을 주도했다. 2014년 대신자산운용에서 35세의 나이로 주식운용본부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IO)에 발탁된 것으로 유명하다. 김 전 부동산본부장도 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 CBRE와 KT의 부동산 자산관리사 KT AMC 출신으로 부동산본부를 이끌어 온 핵심 인력이다.

소 전 본부장은 라임이 2018년 홍콩의 HQ캐피탈PE에서 영입해온 인물로 지난해 캑터스PE와 함께 국내 최대 채권평가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임 전 이사도 소 전 본부장과 함께 라임 PE본부를 이끌었다.

환매 중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대체투자전략본부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했던 이모 부장도 연초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인력들의 연이은 퇴사로 남은 임원은 5명에 불과하고 직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라임은 최근 기업투자본부를 없애고 대체투자조직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의 펀드 수탁고 급감과 재무 상황 악화로 기존의 조직과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임직원 퇴사가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달말 기준으로 라임의 펀드 설정액은 4조3516억원으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이 제기되기 이전인 7월말(5조8672억원)과 비교해 1조5156억원 감소했다.

◇ '사태 수습 먼저'…금감원, CIO 외부 채용·직원 파견 등 검토

라임 측은 인력 공백을 최소화해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총괄 관리했던 이종필 전 부사장의 잠적으로 원종준 대표이사가 사태 수습을 총괄하고 있다.

금감원과 라임은 최고운용책임자(CIO)를 외부에서 채용하거나 금감원과 판매사 직원 등을 파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임에 대한 제재가 최고 수준인 '인가 취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금감원이 당장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일단 투자금의 회수율을 높여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

라임 측도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펀드의 회수율을 높이는데 우선 목표를 뒀다. 이를 위해 사내변호사와 운용지원 인력 등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의 자산 회수율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도 "모든 방안이 검토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임운용은 이르면 1월말이나 늦어도 2월초에 환매가 중단 모(母)펀드들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사결과에 담길 손실률에 따라 사태 수습을 위한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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