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중단-폰지사기' 라임 사태 일파만파…공범·손실률 '주목'

뉴스1 입력 :2020.01.05 06:31 수정 : 2020.01.05 06:31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2019.10.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내 1위 헤지펀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들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라임운용과 판매사들이 함께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이르면 이달 중순 발표될 환매 중단 펀드의 손실률로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손실률이 7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라임운용에 사기혐의 적용 가능성, 판매사도 책임 있어

라임운용이 242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플루토TF 1호 펀드의 재간접 펀드)를 투자한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질러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등록 취소를 당해 펀드 자산도 동결됐다. 이에 따라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을 늦게 돌려받는 것을 넘어서 아예 못받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라임운용은 2018년 11월 IIG 측으로부터 자산 손실을 통보받았지만 이후에도 1년 간 투자자를 모집했다. 지난해 6월에는 무역금융펀드 지분 일부를 싱가포르 R사에 넘기면서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판매사인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금투다. 신한금투는 라임운용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했다. PBS는 증권사가 운용사에 대출·자문·리서치 등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라임운용이 IIG로부터 자산 손실을 통보받았다면 이를 모를리 없는 신한금투가 투자자에게는 모른채 했을 가능성을 금감원이 들여다보고 있다. 신한금투의 임모 전 PBS 본부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이 유동화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사의 책임이 당연히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곳으로는 신한금투를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있다. 투자자 피해를 접수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는 "신한금투와 우리은행을 다음주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라며 "피해가 확인되는대로 다른 판매사들에 대한 고소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운용-판매사들의 공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금감원이 혼자 확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수사결과가 나와야 확정될 수 있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조만간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이 잠적한 상태라,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얼마나 선명하게 드러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동성 경색에 가치↓…손실률 70%보다 더 커질 수도"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가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라임운용은 사모 회사채에 투자하는 '플루토 FI D-1호'(플루토) 3839억원, 코스닥 기업의 메자닌(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테티스 2호'(테티스)에 재간접 형식으로 투자된 사모펀드 2191억원에 대해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지난해 10월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2개 펀드와 관련해 각각 2020년 말까지 70%를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플루토TF 1호 펀드의 재간접 펀드 2436억원도 환매를 중단했다. 이로써 환매 중단 펀드의 규모는 총 8466억원이 됐다. 라임운용은 이후 삼일회계법인에 투자 유효성 등을 검증하는 회계 실사를 맡겼다.

테티스 2호 펀드에 대한 중간실사 결과 손실률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손실률이 70%에 달하면 손실규모는 최대 2800억원이 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 손실률이 70%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자산들의 유동성 경색으로 판매가 안 돼 시장 가치가 점점 떨어지면 손실률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은 손실률을 산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라임운용 측도 "등급만 나오고 수치로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테티스 2호에 담긴 기초자산은 A·B·C 등급으로 나뉘었으며, C등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은 이르면 이달 중순 회계 실사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우리은행·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를 상대로 펀드판매 계약 자체를 취소하고 펀드 투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하기로 했다. 법무법인 광화도 무역금융펀드와 관련된 투자자들을 대리해 라임운용을 고소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일 오후 5시까지 355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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