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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에서도 갈린 입장, 여상규 "黃 책임져야" vs. 한선교 "黃 체제 힘 더해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2 14:25

수정 2020.01.02 14:25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인사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 중진들이 2일 올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계파별 엇갈린 입장이 여실히 드러났다.

복당파이자 비박계인 3선의 여상규 의원은 황교안 당대표 체제를 정면비판했지만, 원조 친박이자 황 대표의 첫 인사 대상이었던 4선의 한선교 의원은 "황 대표 체제에 힘을 더해주고자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중진들의 자기 희생으로 당의 인적쇄신 여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도 계파간 쌓인 앙금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보수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처리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무력하게 대응했다는 비판론이 커지면서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 논란을 불지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상규 비판에 黃, 답변 회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쫓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 않는 작금의 정치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며 이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여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 체제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여 의원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의 당 지도부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겁먹고 뒤로 나앉아서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 행위를 조장한 책임이 당 지도부에 있다"며 "황 대표나 또 심재철 원내대표, 당 지도부가 다 책임져야 된다. 당 지도부에서 한 사람이라도 다치면 '내가 책임진다' '걱정 말고 이 법안을 막아라'고 이렇게 나갔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 의원은 황 대표를 겨냥, "지금 비상의 조치를 취해야 된다. 그 비상의 조치는 결국 야권통합으로 보수 대통합으로 가야 된다"며 "자유주의 기치 아래 전 야권이 통합해야 한다. 그 통합을 하는데 각자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면 통합이 되겠나.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아야 된다"고 말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을 촉구한 여 의원은 황 대표가 보수통합의 분위기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여 의원의 이같이 지적에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부분들은 나중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친박 강조한 한선교 "黃에 힘더해주고자"
자신이 원조 친박임을 강조한 한선교 의원은 "저는 황 대표가 첫번째로 시행한 첫번째 인사대상자로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여 의원과는 정반대 입장으로 황 대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며 황교안 보호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와 사전에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밝힌 한 의원은 "첫번째 사무총장으로서, 전 황교안이란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강한 야당 지도상을 못 보여주진 못해도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 평가한다"고 옹호했다.

동시에 한 의원은 "당 밖에서 한국당에 대해 여러가지 고언을 해주시지만, 이 기회에 당내에 다시 당으로 복귀할 의도가 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라며 "이미 본인들이 벌거숭이가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들은 그들의 벌거숭이 모습을 다 보고 있다"고 지적, 복당파와 비박계에 대해 경고했다.

한 의원은 눈물을 흘리며 "탄핵 당하고 감옥에 가 계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며 "저를 용서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저를 가장 사랑해줬고 늘 제게 격려해줬던 분"이라며 "제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감옥에 가있고 탄핵됐다는 그런 인간적인 정이 제게 오늘 눈물을 흘리게 한 것 같다.
탄핵을 막지 못한 것은 제 개인에게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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