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올 전기차 시장 30% 커진다…악재 턴 배터리업계 '비상 준비'

뉴스1

입력 2020.01.02 07:10

수정 2020.01.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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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시안공장© 뉴스1
삼성SDI 시안공장© 뉴스1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조감도 © 뉴스1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조감도 © 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 30%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자 해외공장 가동 등 준비에 나섰다.

각국 완성차업계가 빠르게 전기차 전환에 나서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특히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한국 업체에 시장을 열어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 호재다. 국내 배터리 업계를 괴롭혔던 소송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스크도 올해는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동차(전기차·수소전기차 등)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3% 증가한 555만대로 예상됐다.
2019년 전년 대비 15.3% 성장한 429만대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예고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168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위축에도 전기차 판매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배경에는 산업 트렌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글로벌 상위권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강점을 가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기업에겐 기회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누적 사용량에서 LG화학은 11.3%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SDI(3.7%)와 SK이노베이션(1.9%)도 5위와 9위로 뒤를 이었다.

중국 CATL(26.6%)과 일본 파나소닉(23.9%)이 1·2위를 다투고 있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이 예상되자 국내 업체들 역시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생산시설 확대로 반격에 나선 만큼 중국과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올해는 더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약 70GWh 수준이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약 100GWh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공장이 증설을 마무리되고, 중국 난징 2공장도 1분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국내 생산거점에 의존하고 있던 SK이노베이션은 본격 해외공장 가동으로 몸집을 키운다. 각각 7.5GWh 규모의 헝가리 제1공장과 중국 공장이 올해 양산을 시작해 국내외 생산능력을 20GWh로 높이게 된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제도 폐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2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었는데, 보조금 액수가 단계적으로 줄어 올해까지만 유지된다.

지난 2017년부터 중국 정부는 국내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재를 이어왔다. 국내 업체들은 사실상 현지 내수 사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일부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는 등 본격 제재 해제의 조짐도 보인다.

지난해 내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괴롭혔던 악재들도 올해 해소 가능성이 크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소송전은 올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LG화학이 지난 4월 인력 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시작된 소송은 ITC에서 내년 상반기 예비판결, 하반기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ITC에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이 맞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송전이 장기화할 수도 있지만, 결과에 따라 우위가 갈리면 양 사 합의로 소송을 취하하거나 포괄적 라이선스 협약을 맺을 수도 있다.

연이은 ESS 화재 리스크도 올해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설치된 ESS에서 총 28건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 판매를 거의 중단한 상태다. 6월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원인 조사위원회 결과 발표 이후에도 5건이나 사고가 계속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LG화학은 올해 ESS 화재 관련 보상금과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만 3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대책을 시행하는 데만 두 회사가 각각 2000억원가량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업체 사업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안전성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큰 리스크로 작용했는데 결과가 나와 올해 조치까지 마무리되면 불확실성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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