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펠로시, 트럼프 탄핵안 접는 게 영리한 플레이" CNBC

뉴시스

입력 2019.12.27 16:35

수정 2019.12.27 16:35

"불공정 심리 명분 삼아 탄핵안 묵살해야"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지난 18일 의회에서 탄핵안 표결 이후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2019.12.27.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지난 18일 의회에서 탄핵안 표결 이후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2019.12.27.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아직 상원으로 넘어가지 않은 가운데, 하원 수장인 낸시 펠로시 의장 선에서 탄핵안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CNBC는 26일(현지시간) 존 엘리스 온라인에디터 명의의 '펠로시의 최선의 움직임은 아마도 탄핵을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상원에 보내지 않는 것'이라는 논평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매체는 해당 논평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까지만 해도 탄핵 추진에 거리를 둬 왔던 점을 거론한 뒤 "상원 투표에서 67표의 찬성을 얻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탄핵 시스템은 하원이 탄핵조사 및 소추를 맡고 상원이 심리를 맡는 구조다.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가면 3분의 2 이상 찬성(67표)으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지만, 하원과 달리 상원 주도권은 현재 공화당에 있다.

CNBC는 이같은 점을 상기시킨 뒤 "왜 (표심 차이가) 근소하거나 친트럼프 성향의 지역구에 있는 25~35명의 하원 민주당 의원들을 위험한 길로 몰아 넣는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으로 2020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도 또는 보수 우세 표심 지역구의 민주당 후보들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CNBC는 "탄핵은 많은 것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정치적 보상은 거의 약속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이슈'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그가 물러나도록 투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탄핵이 아니라 대선 투표로 대통령을 바꾸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오히려 공화당의 이해관계에 들어맞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CNBC는 "대통령의 재선 활동 핵심은 당내 좌파를 민주당 간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 신인 정치인들의 급진적 이미지를 민주당 전체에 덧씌워 중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떠나게 하는 게 공화당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 아이아나 프레슬리, 라시다 틀라입 등 민주당 유색 신인 의원들을 공공연히 거론하며 "급진적(radical)"이라는 프레임 공세를 적지 않게 펼쳐왔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메시지는 경제, 이민, 그리고 민주당 '사회주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며 "스쿼드(민주당 유색 신인 의원들의 별칭)와 다른 좌파 의원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즌 전 선거 캠페인'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같은 분석 하에 "최선의 선택지는 포켓 비토(pocket veto·거부권)"이라며 "펠로시 의장은 '탄핵조항을 상원에 보내지 않겠다. 그렇게 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상원) 다수당 지도부는 공정한 재판에 관심이 없음을 명확히 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사유가 될 만한 일을 저지른 건 맞지만 공화당 다수 상원에서 불공정한 탄핵심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프레임을 형성, 이를 탄핵안 묵살의 명분으로 삼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라는 조언이다.

이어 "사실상 모든 이들이 펠로시 의장의 의도적인 정치적 해결책을 고맙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공화당조차 상원 심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할 필요가 없어져 내심 기뻐하리라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CNBC는 아울러 "'펠로시의 반란'은 당내 두 개의 주요 파벌들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중도 성향 지도부도 피해를 입지 않고, 신인 의원들 역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충분히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원 민주당이 오히려 다시 단합해 다음 총선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CNBC는 "그(펠로시)가 의회에서 거부권에 해당하는 일을 하더라도 놀라지 말라"며 "이는 영리한 플레이다.
그는 보기보다 똑똑한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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